겨울철에는 독감을 주의해야 한다.

독감은 일반적인 감기와는 달리 꽤 심각한 증상을 일으키고,심하면 환자를 죽음으로 몰고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독감은 '인플루엔자'라고 하는 독특한 바이러스에 의해 생기는 병을 말한다.

반면 감기는 여러 종류의 바이러스나 세균의 감염,추위와 먼지 등의 자극,체온의 불균형,알레르기 물질 등에 의해 발병되는 호흡기 질환의 총칭이다.


◆독감과 감기

일반적인 감기는 보통 경미한 증상을 보이는 데다가 다양한 원인으로 발병하기 때문에 미리 막을 수 있는 백신이 없다. 감기 백신을 들어본 적이 없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완전한 감기 치료제도 없다. 우리가 먹는 감기약은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을 뿐이다.

하지만 독감은 인플루엔자라는 특정한 바이러스에 의해 발병되기 때문에 이를 막을 수 있는 백신이 개발되고 있다. 독감은 흔히 갑작스런 오한과 고열,근육통으로 시작해 기침,콧물,인후통 등으로 발전하고 상당한 후유증도 남긴다.

◆독감은 대유행병이 되기도

독감의 원인인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쉽게 새로운 형태로 변종한다. 사람이나 동물에 치명적인 신종 바이러스가 갑자기 등장하면 엄청난 피해를 낳기도 한다. 1918년 발생한 스페인 독감은 전 세계적으로 2000만명 이상의 사람을 죽음으로 몰고간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후 10~40년 주기로 상당한 위력의 독감이 여러 나라를 휩쓸고 갔다.

1997년에는 홍콩에서 새로운 독감이 출현했다. 알고보니 조류독감 바이러스에 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바이러스는 닭에서부터 바로 사람으로 감염돼 충격을 던져줬다. 이후 'H5N1'형으로 이름 붙여진 강력한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세계 각지로 확산되면서 최근 각국을 비상사태로 몰고 가기도 했다.

◆인플루엔자는 135가지 변종이 가능

독감의 원인인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A형,B형,C형으로 나뉜다. 이 중에서 우리를 괴롭히는 것은 A형과 B형이다. C형도 사람에게 감염되지만 그 증상은 미약하다. 현재 나와 있는 백신도 A형과 B형에 대한 것이 대부분이다.

이 가운데 A형은 특히 다양한 변종을 가진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표면에는 헤마글루티닌(H)과 뉴라미니데이즈(N)라는 두 가지 단백질이 있는데,H는 15가지며 N은 9가지다. 따라서 총 135가지의 변종이 가능하다. 여러 변종 가운데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H5N1형 바이러스는 원래 조류에만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몇년 전부터 사람에게도 전염돼 충격을 주고 있다.

◆백신은 면역물질(항체)을 만드는 것

우리 몸은 외부의 세균이나 바이러스 침입에 대응하는 면역체계를 갖고 있다. 외부 침입 물질(항원)에 대응하는 우리 몸 속의 면역물질(항체)을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처음 침입한 병원체에 대해서는 우리 몸이 항체를 만드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이는 우리 몸이 항체를 만들어내기 전에 병원균이 심각한 위협을 줄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아주 약한 병원체를 미리 몸에 주사해 놓음으로써 항체를 만들어 놓는 방법을 개발했다. 백신이 바로 그것이다.

세계적으로 1940년대 말부터 인플루엔자 백신이 사용되기 시작했다. 초기의 백신은 계란에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증식시키는 방법으로 만들어졌다. 이 경우 발열이나 경련 등의 부작용이 많아 1972년부터는 바이러스 구성 성분 중 발열을 일으키는 물질을 제거한 백신이 보급됐다.

장원락 한국경제신문 과학기술부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