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우주개발사] <12> 위성은 스스로 움직이지 않는다

최첨단 기술이 집약된 인공위성 개발에는 막대한 비용이 든다.


과학실험을 위해 아주 조그맣게 만들어지는 위성을 제외하면 환경을 감시하거나 월드컵 경기를 생중계하는 위성들은 동일 중량 기준으로 순금보다 적게는 5배,많게는 수십배가 비싸다.


이처럼 막대한 개발비가 투입되고 수많은 연구원이 최첨단 기술과 씨름하며 만들어 낸 위성도 그 값어치를 제대로 발휘하려면 지상에서 불철주야 감시하고 운영하는 지상국이 필요하다.


나날이 발전하는 현대과학의 기술 덕분에 어떤 위성들은 스스로 움직이기도 하지만 여전히 지상국에서 위성의 상태를 지켜보면서 문제가 발생하면 조치를 취해야 한다.


1999년 12월21일 발사된 우리나라 최초의 다목적실용위성 아리랑 1호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내에 있는 지상국에서 운영을 담당하고 있다.


지상국에는 위성을 운영하기 위한 관제 및 수신처리 시스템이 설치돼 있다.


위성 안테나를 통해 위성의 상태를 점검하고,위성이 해야 할 일들을 명령어로 바꾸어 전송하고,위성이 촬영한 영상데이터들을 수신받아 처리한다.


아리랑 1호가 우리나라가 만든 최초의 실용급 위성이지만 처음으로 시도된 것인 만큼 외국 회사의 도움을 받았다.


반면 관제시스템은 처음부터 국내 기술을 이용해 개발했다.


위성 운영에서 관제시스템의 성공적인 개발도 중요하지만 위성 운영과 관련된 노하우와 위성 운영자의 업무 숙련도 역시 매우 중요한 요소다.


실용급 저궤도 위성을 운영한 경험이 전무한 상태였던 한국은 아리랑 1호 발사 후 초기 운영 기간에는 미숙한 경험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위성 운영 기간이 늘어나면서 노하우를 얻을 수 있었고,그 결과 당초 3년 동안의 운영만으로도 성공이라고 할 수 있던 아리랑 1호를 6년째 정상적인 상태로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 5년 이내 아리랑 2호,3호,5호,그리고 통신해양기상위성 1호가 발사될 예정이다.


그때까지 아리랑 1호가 건강한 모습으로 운영된다면 항공우주연구원은 총 5기의 위성을 동시에 운영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지상국은 여러 기의 위성을 동시에 운영할 수 있는 관제시스템 개발 및 운영 노하우를 습득하도록 부단히 노력할 것이다.


김은규 항공우주연구원 지상수신관제그룹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