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전등이 선보인 것은 1887년 3월6일 저녁 경복궁 안의 건청궁에서였다.

에디슨이 백열전등을 발명한 지 불과 8년여 만의 일이다.

당시만 해도 전기 시설을 갖추려면 최첨단 기술이 필요했고 자금도 엄청나게 들어갔다. 선진기술을 과감히 받아들이는 왕실의 한 단면을 읽을 수 있다. 그 후 전기 수요는 꾸준히 늘어 10여년 후인 1898년엔 우리나라 최초의 전력회사인 한성전기회사가 설립됐다.

고종 황제가 미국인 콜브란의 협조로 만든 회사다.

한성전기는 서울 시내의 전등 전차 전화 사업권을 갖고 우리나라에 전기를 본격 공급하기 시작했다.

이 회사는 오늘날 한국전력의 모태가 된다.

국내 최초의 전차는 1899년 5월4일 서울 동대문과 홍화문 사이를 운행했다. 이어 1900년에는 서울 시내 길거리에 처음으로 조명용 전등이 등장한다.

전차는 여러 가지 화제를 뿌리며 장안의 명물로 자리 잡고,조명용 전등은 해만 지면 캄캄했던 길거리를 대낮처럼 환하게 밝혀 시민들의 생활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이후 민간 전등 보급은 급속히 확대돼 갔다.

대규모 발전소도 속속 건설됐다.

1929년부터 1945년까지 한반도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약 20여개의 발전소가 지어져 전력 공급에 숨통을 텄다.

이어 1964년부터는 농어촌 전화보급 사업이 본격화돼 전화의 생활화가 시작됐으며,1978년에는 경남 고리에 원자력발전소 1호기가 준공됨으로써 원자력 시대가 개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