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가 우리 주변에 존재한다는 사실은 이미 오래 전부터 널리 알려져 있었지만 그 정체가 과학자에 의해 밝혀진 것은 19세기 말이었다.
에디슨이 백열전구를 발명(1879년)한 후 20년쯤 지났을 무렵 영국의 물리학자 J 톰슨은 에디슨의 전구를 응용해 여러가지 실험을 한 끝에 전선 안을 굴러가면서 전류를 만드는 게 아주 미세한 입자라는 것을 알아냈다.
그는 이 작은 입자가 빛도 만들고 열도 나게 한다는 것을 알고 '전자'(일렉트론)라고 이름 붙였다.
◆전기는 전자의 흐름
전자는 전기를 만들어 내는 주역이다.
물체를 문질러 마찰전기를 일으켰을 때 그 물체에 전자가 모여 있으면 음(-)전하를 띤다고 말하고 반대로 물체에서 전자가 없어져 버리면 양(+)전하를 띤다고 일컫는다.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듯 전기도 일정한 법칙에 따라 흘러간다.
음전하를 띤 물체와 양전하를 띤 물체를 도선으로 연결하면 반드시 전류가 흐른다.
이 경우 전류는 양극 쪽에서 음극 쪽으로 흐르는 것으로 규정돼 있는데 이것은 과학현상을 설명하기 위한 일종의 약속이다.
과학자들이 양전하 쪽을 전류가 흐르는 방향으로 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 전자의 이동 방향은 다르다.
음극 쪽에는 전자가 많고 양극 쪽에는 부족하기 때문에 결국 양전하와 음전하를 띤 두 물체를 도선으로 연결하면 음극에서 양극으로 전자가 이동해 부족한 부분을 메워주는 것이다.
양쪽의 전자 양이 같아지면 전자의 이동은 중지된다.
따라서 전류의 방향과 전자의 방향은 서로 반대다.
◆자연의 전기
자연에서 많이 보이는 전기현상은 번개와 벼락이다.
양전기와 음전기를 띤 공중의 구름이 서로 스치고 지나면서 공중과 땅 사이에 방전을 일으킬 때 번갯불이 보이고 천둥소리가 난다.
물론 공중의 전기도 보통 전기처럼 금속체를 좋아한다.
그래서 건물마다 맨 꼭대기에 뾰족한 피뢰침을 세워 땅으로 연결시켜 놓으면 번개가 피뢰침을 통해 땅 속으로 흘러 없어져 버린다.
전기를 만들어 내는 물고기도 있다.
전기뱀장어 전기가오리 등이 그들이다.
전기뱀장어는 수백 볼트나 되는 전기를 낼 수 있다.
◆도체와 부도체
도체와 부도체의 차이는 전기를 운반하는 '짐꾼',즉 전자에서 비롯된다.
금속을 구성하고 있는 원자 속의 일부 전자는 '자유 전자'라는 상태로 돼 있어 금속 안을 맘껏 돌아다닐 수 있다.
금속에 전압을 가하면 이 제멋대로 운동하고 있던 자유 전자가 전체적으로 서서히 양극 방향으로 이동한다.
전기가 흐르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금속은 도체다.
반면 나무나 돌은 자유 전자를 거의 가지고 있지 않다.
따라서 전압을 가해도 전기를 나를 짐꾼(자유 전자)이 없기 때문에 전기는 잘 흐르지 않는다.
그래서 나무나 돌은 부도체다.
물론 도체에서 전자가 무조건 잘 움직이는 건 아니다.
자유 전자가 원자와 충돌함으로써 움직임에 방해를 받기 때문이다.
이를 전기 저항이라고 한다.
원자들은 끊임없이 진동을 하는데 온도가 높아질수록 진동도 심해진다.
그러면 전자와의 충돌 횟수도 늘어나게 된다.
그래서 금속의 온도가 올라갈수록 전기저항도 커지는 것이다.
장원락 한국경제신문 과학기술부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