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우주개발사] 3.고흥군 외나로도 우주센터 개설

"시원하게 펼쳐진 다도해 해상국립공원.멀리 퍼져나가는 하얀 연기와 이를 지켜보는 사람들의 가슴을 울리는 진동음.인공위성을 우주로 쏘아올리는 우리 우주발사체(KSLV-I)가 마침내 이 땅에서 하늘로 솟구친다.


발사대를 떠난 우주발사체는 에너지를 얻기 위해 분출한 연기와 수증기에 둘러싸여 잠시 공중에 떠있는 듯 하더니,속도를 더하며 힘차게 수직으로 올라간다.


발사통제동 안의 연구원들은 발사체의 모든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발사체와의 통신을 통해 전기전자계통 연료공급계통 추진시스템 등의 정상 작동 여부를 파악하고 광학추적장비와 추적레이더를 이용해 발사 궤도를 실시간으로 확인해 나간다.


예정된 계획에 따라 발사체가 안정된 궤도에 올랐다는 신호를 확인하자 바쁘게 움직이던 사람들은 비로소 환호성을 터트린다.


하지만 서로에 대한 축하도 잠시.우주발사체가 인공위성을 궤도에 진입시키고 마지막 단 분리 후 낙하하기까지 제주추적소,그리고 최종 낙하지점 근처의 해외추적소로부터 도달하는 자료를 바탕으로 발사체의 궤도를 점검하기 위해 긴장을 늦추지 않는다."


2007년 하반기 전라남도 고흥군 외나로도에 완공되는 우리 우주센터에서 위성발사시 벌어질 가상 시나리오다.


이미 미국 일본 러시아 중국 등 우주선진국들은 1950년대 말부터 자국 내에 자체적인 우주센터를 보유하고 우주개발에 착수,관련 산업 발전을 추구하면서 자국의 전략산업에 활용해왔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개발한 모든 위성을 외국의 발사장에서 발사했다.


외국의 발사장에서 외국의 발사체를 이용해 위성을 발사하려면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고,외국발사장을 이용하려면 원하는 발사시기와 발사체를 선정하기도 어렵다.


외국발사장의 발사계획과 맞춰야 하고,다른 나라의 인공위성과 함께 발사되는 경우가 많은 까닭이다.


올해를 우주개발 원년으로 선포하고 본격적인 우주시대 진출을 준비하는 우리나라도 '우리의 위성을 우리의 발사체로 우리 땅에서 발사'하기 위한 한국형 우주센터 건설이 필요했다.


현재 건설 중인 우주센터의 당면 목표는 2007년 하반기에 100kg급 소형 인공위성인 과학기술위성 2호를 국내에서 최초로 지구저궤도까지 쏘아올리는 것이다.


따라서 국내 자력발사 목표 수행을 위해 2007년 하반기까지 국내 발사장 시설 및 장비 구축은 물론이고,시설·장비 간 연계시험 등 발사장 운영기술을 확보할 예정이다.


그리고 향후에는 우주발사체 엔진개발 시험 및 발사계측기술 개발 등 우리나라 우주개발에 필요한 연구개발과 실험활동을 우주센터에서 꾸준히 수행해 1.5t급 실용위성 발사를 위한 기반구축을 2015년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류정주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우주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