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는 지구 이외의 우주에도 생명체가 있음을 꽤나 믿고 있는 듯하다.

그가 감독이나 제작자로 참여한 영화 'E.T'와 '미지와의 조우',TV 시리즈인 '테이큰' 등을 보면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정말로 지구 이외의 다른 곳에도 생명체가 있을까.

확률적으로 보면 그럴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우리 은하계에만 해도 수천억개의 별들이 있고 우리가 관찰할 수 있는 은하계만 수천억 개가 있다.

이처럼 많은 별들 가운데 하나에는 분명 생명이 탄생해서 심지어 인간처럼 창조할 수 있는 지적 능력을 가진 존재가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문제는 현재로선 외계에 지적 생명체가 존재하는지 알아낼 방법이 없다는 데 있다.

'전 우주에서 우리만 유일하게 존재하는가'라는 물음은 여전히 풀리지 않는 우주의 대표적인 비밀 가운데 하나다.

◆끝없는 도전

외계에 지적 생명체가 있는지를 탐사(SETI)하는 연구는 수십 년 동안 많은 기술적 진보를 거듭했다.

전파 천문학자인 프랭크 드레이크는 1960년 '오즈마'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미국 웨스트 버지니아의 그린뱅크에서 지름 26m의 전파 망원안테나로 두 개의 별을 감시했다.

진공관을 사용한 당시 기술로 그는 한 번에 0.4메가헤르츠(MHz) 파장의 전파 스펙트럼을 검색했다.

그리고 45년 뒤인 2005년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의 SETI 연구소는 10년에 걸친 '피닉스' 프로젝트를 끝냈다.

연구진은 푸에르토리코 아레시보에 설치한 직경 350m의 안테나를 이용해 별이 있는 710곳을 2800만개의 전파 채널로 동시에 조사했다.

피닉스 프로젝트는 오즈마 프로젝트보다 100조배 이상 효율적이었다.

탐색 능력에서 놀랄 만한 발전을 이룬 것 외에 SETI 연구는 탐색 방법에서도 다양화됐다.

아레시보의 전파망원경 외에 천문학자들이 사용 중인 안테나에 수신기를 달아 은하계로부터 나오는 수십억개의 전파를 검색했다.

또 많은 연구자들이 작은 크기의 광학 망원경을 이용,외계로부터 나노(10억분의 1)초 단위로 오는 섬광을 탐색했다.

◆25년 안에 가능할지도

외계 생명체 존재의 확인은 우리가 언제 이를 위한 기술적 수단을 가질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사이언스지에 이 수수께끼에 대한 글을 쓴 리처드 커 박사는 "잘만 되면 25년 안에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수십 년 동안 많은 외계 신호 탐색 연구가 있었으나 성과는 없었다.

피닉스 프로젝트의 경우 1억개 정도의 별들 가운데 단지 태양과 비슷한 한두 개의 별을 조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을 뿐이다.

이러한 작업으로는 전파를 잡아낼 확률이 아주 적다.

은하계 크기 만한 건초 더미에서 바늘을 찾아내는 극히 희박한 확률을 잡기 위해 SETI 연구자들은 폭발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컴퓨터 계산 능력에 의존하고 있다.

SETI 연구소는 이미 북(北)캘리포니아에서 지름 6m의 안테나들을 하나로 배열하는 일을 시작했다.

컴퓨터의 계산 능력 향상 덕분에 작은 안테나 350개를 묶어 하나의 거대한 '가상 망원경'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컴퓨터 칩의 계산 능력이 18개월마다 두 배가 된다는 무어의 법칙이 15년 이상 지속되면 이 안테나 배열을 이용해 몇천 개가 아니라 몇백만 개 혹은 몇천만 개의 별을 조사할 수 있을 것으로 SETI 연구진은 예상하고 있다.

만약 은하계에 진보된 문명(개인이 아니라 '문명'임을 유의하자)이 '1만개'만 있다면 연구자들은 25년 안에 그 존재를 확인할 수 있게 된다는 결론이 나온다.

물론 외계 문명이 있다는 가정 아래서 하는 말이다.

장원락 한국경제신문 과학기술부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