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바이오 벤처기업이 사람에게 거부 반응을 일으키지 않는 당뇨병 치료세포를 만들어낼 수 있는 형질전환 면역돼지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종장기 개발 전문업체인 엠젠바이오(대표 박광욱)는 사람의 면역 유전자(HLA-G)를 가지고 있어 인체에 이식 가능한 췌도세포(인슐린 분비세포)를 생산할 수 있는 면역돼지를 복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개발된 돼지는 췌도세포를 떼내 환자에게 이식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면역거부 반응을 현저히 감소시킨 것으로,지난 12일 5마리가 출산돼 그 중 1마리가 생존했다.

엠젠바이오는 미니돼지에서 떼낸 세포에 인간의 HLA-G를 넣어 형질전환시킨 후 체세포 복제과정을 거쳐 돼지를 탄생시키는 데 성공했다.

5마리 가운데 생존한 1마리는 현재 무균 인큐베이터에서 사육되고 있다.

면역거부 반응은 다른 동물 또는 타인의 장기가 이식될 때 나타나는 치명적인 현상으로 그동안 장기나 세포 이식 분야의 최대 난제로 꼽혀왔다.

특히 돼지의 췌도세포를 당뇨병 환자에게 이식할 경우엔 환자의 면역세포인 '킬러 세포'가 이식된 돼지 세포를 죽이는 세포성 면역거부 반응이 치명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 개발된 면역돼지에서 추출될 췌장세포는 이러한 킬러 세포의 독성을 60~70%까지 감소시킴으로써 이식 후 사람 몸 속에서도 생존할 수 있게 된다고 엠젠바이오는 설명했다.

이를 위해 주입된 HLA-G는 임신기간 중 태반과 양막에서 특이적으로 발현되는 유전자로 태아를 킬러세포의 공격으로부터 보호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의 김광원 교수는 "사람의 췌도세포를 환자에게 이식하면 좋지만 필요한 췌장을 구하기 어려워 일년에 몇 건 정도밖에 수술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식 가능한 돼지의 췌도세포 개발이 이 문제를 해결해 줄 것" 이라고 말했다.

인간에게 돼지의 췌도세포를 최종적으로 이식하기 위해서는 3~5개의 면역거부 반응 관련 유전자를 함께 형질전환 시키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에 향후 엠젠바이오는 앞으로 이 연구에 주력할 계획이다.

장원락 한국경제신문 과학기술부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