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이 대학 과목을 미리 이수하고 학점으로 인정받는 AP(대학 과목 선이수·Advanced Placement) 제도를 놓고 정부와 대학이 또 다시 갈등을 빚고 있다.

대학은 AP를 이수한 학생에게 입시 때 혜택을 줄 방침이나 교육부는 AP가 입시와 연계될 경우 사교육을 조장할 수 있다는 이유로 혜택을 줘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서울대는 2003년과 2004년 여름방학에 운영했던 AP 과정을 이수한 부산영재고 등 특목고 학생이 올해 수시 2학기 전형에 응시할 경우 내신 자격기준을 완화해줄 방침이다.

연세대도 올해 수시 2학기 모집에서 98명을 선발하는 글로벌리더 전형 과정에 외국의 AP 강좌를 2과목 이상 수강하고 토플 성적이 높은 학생들을 일부 선발키로 했다.

이에 대해 박융수 교육부 학사지원과장은 "AP제도는 말그대로 고교나 대학에서 미리 이수한 과목을 대학에 입학한 뒤 학점으로 인정받는 것"이라며 "입시와 연계하는 것은 허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수월성 교육을 위해 도입되는 AP제도는 올해 시범운영을 거쳐 내년부터 본격 실시될 예정이다.

올 여름방학부터 8개 시·도교육청에서 시범 운영된다.

각 시·도 교육청은 지역 대학과 연계해 강좌를 개설하며 해당 대학교수들이 일선 고교에서 추천받은 영재를 대상으로 강의한다.

올 여름엔 △서울-고려대 △경기-서울대 △대전-한국과학기술원(KAIST),충남대 △부산-부산대 △광주-전남대 △충북-충북대 △강원-강원대,강릉대 △제주-제주대에서 운영된다.

교육청별로 수학과 과학,외국어,문학 등 4∼8개 과목이 개설되며 강좌별로 20명 정도의 학생을 뽑기 때문에 전국적으로 총 1000명 안팎이 수강할 수 있다.

수강생은 대부분 시·도에서 특목고생과 일반고 상위 3∼5% 이내 성적 우수자를 대상으로 학교장이 추천해 선발한다.

김현석 한국경제신문 사회부 기자 real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