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주도로 진행돼온 국제 대형공동연구(빅 사이언스) 프로젝트에 국내 과학기술계가 적극 참여하고 있다. 거대 과학기술 프로그램에 핵심 멤버로 동참하는가 하면 기획 단계에서부터 주도적으로 사업을 이끌고 있는 프로그램들도 있다.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한국은 국제핵융합실험로(ITER),갈릴레오,제4세대 원자로,갈색구름 국제공동관측 등 대형 공동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다.

연구개발(R&D) 소요비용을 절감하면서 연구인력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 이점 등으로 인해 한국 과학기술이 빛을 보고 있는 것.

일본과 프랑스의 치열한 경합 끝에 프랑스로 낙점된 ITER 프로젝트는 선진국에서 한국 참여를 희망한 대표적인 분야다. '인공 태양'을 만들기 위한 ITER는 10년간에 걸쳐 60억달러가량 투자될 매머드급 프로젝트다. 한국은 이미 1997년부터 초전도체형 핵융합 기술연구를 수행한 것을 계기로 외국에서 기술 수준을 인정받고 있다.

EU가 미국의 위성항법장치에 맞서기 위해 추진 중인 갈릴레오 프로젝트에도 한국이 뛰어들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30개 위성과 지상기지들이 연결돼 최첨단 위성 항법 및 위치 추적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으로 2008년까지 총 41억5000만달러가 투입되는 프로그램이다.

2030년께 상용화를 목표로 추진되는 제4세대 원자력시스템개발(Gen IV) 프로젝트는 한국이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는 대형 국제 공동 프로그램이다. 핵 폐기물 발생량을 줄이고 원자력 안전 장치를 획기적으로 구축한 원자로 시스템 개발을 목표로 한국은 지난해 제주도에서 다국 간 협력협정 초안을 주도하는 등 사실상 프로그램을 이끌고 있다.

황우석 서울대 교수의 배아줄기세포 배양 성공에 힘입어 이 분야 공동 연구 프로젝트는 한국이 주도할 전망이다. 황 교수는 이미 국제줄기세포 은행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으며 줄기세포 그랜드 컨소시엄 구성도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상선 과학기술부 국제협력국장은 "앞으로 빅 사이언스도 타당성,성과 등을 철저하게 평가해 유망한 분야에 집중 투자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오춘호 한국경제신문 과학기술부 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