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오일쇼크' 오나] 국제油價가 무지하게 오르고 있다!

올들어 국제 유가가 사상최고가를 잇달아 경신하고 있다.3차 오일쇼크(Oil Shock)에 대한 우려감도 매우 높아지고 있다.


오일쇼크는 유가가 너무 올라 전세계적으로 경제가 큰 충격을 받아 악화되는 현상을 말한다.물가는 오르고 생산과 소비 무역 등은 위축돼 생활여건이 매우 나빠지는 것이다.한국은 석유를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오일쇼크가 터질 경우 입게 될 경제적 불이익은 다른 어떤 국가보다 크다.


지난 4월초 사상최고가를 경신한 이후 국제유가는 한때 하향안정되는 듯했으나 6월들어 다시 사상최고가를 갈아치우고 있다.WTI(서부텍사스중질유),브렌트유 뿐만 아니라 한국이 주로 들여오는 두바이유마저 크게 뛰어올라 우리 경제에 주름살을 드리우고 있다.경제회복에 커다란 걸림돌이 될 수 있는 국제유가의 세계 속으로 들어가 보자.


국제유가가 불과 2년 만에 2배 정도 올랐는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 단기적으로 보면 세계 석유 수요와 공급에는 큰 문제가 없다. 올해 2ㆍ4분기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 산유국들이 생산하는 석유는 현재 하루 8400만배럴 정도다. 2분기 중 전 세계 석유 소비량이 8250만배럴 정도여서 아직까지는 공급이 수요를 웃돌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올해 3분기 중 전 세계 석유 수요가 8400만배럴로 높아진 뒤 4분기에는 8640만배럴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 역시 올해 평균 석유 수요가 8400만배럴을 웃돌 것이며 내년에는 8600만배럴도 넘어설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산유국들은 현재 생산할 수 있는 한도까지 원유를 캐내고 있다. 원유를 휘발유나 각종 석유화학 제품들로 바꾸는 중간 정제 시설도 완전히 가동하고 있다. 더 이상 생산을 늘릴 여력이 없다는 얘기다. 생산능력이 이처럼 한계에 도달한 상태에서 장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수요가 공급을 초과)되니까 국제유가가 뛰고 있는 것이다.


유가 급등은 원유를 전적으로 수입해 들여오는 한국에 치명상을 입힐 가능성이 있다. 무역수지 흑자가 지난해에 비해 급격히 줄어드는 악영향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상품수지 흑자 규모는 103억3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120억9000만달러에 비해 17억7000만달러(14.6%)나 줄었다.


두바이유 가격이 6월부터 50달러를 훌쩍 넘어감에 따라 하반기에 감당할 고통은 더욱 클 전망이다.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5%로 잡고 있으나 유가 급등 등의 영향으로 인해 4% 수준까지 낮아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물가 역시 큰 걱정이다. 하반기 공공요금등의 인상이 예고돼 있는데다 고유가 충격까지 겹치면 현재 3%대 초반에서 안정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물가는 4%이상 오를 가능성이 높다. 물가가 높아지고 성장률이 둔화한다면 그것이 바로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이다.


한국은 세계 석유시장에선 '경제력보다 훨씬 더 큰손'이다. 원유 수입량 기준으로 세계 4위에 해당하며, 석유 소비량 기준으로는 세계 7위에 올라있다. 구체적으로 보면 한국은 하루 평균 272만배럴의 원유를 외국으로부터 들여온다. 이는 미국(1035만배럴) 일본(392만배럴) 독일(297만배럴)보다는 아래지만, 프랑스(189만배럴) 중국(155만배럴)보다는 위에 있다.


석유 소비량 측면에서도 한국은 미국 중국 일본 독일 러시아 인도 등에 비해선 적지만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캐나다 호주 등 구미 선진국가들보다 많다.


한국이 이처럼 석유 수입과 소비가 많은 것은 석유화학산업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박준동 한국경제신문 경제부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