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바닷속 해면생물로부터 암세포를 자살시켜 병을 치료할 수 있는 신물질을 찾아냈다.

단국대 신득용 교수는 해면생물에서 분리한 신물질(PTX-2)이 암억제 유전자(p53)가 없어 암에 걸린 세포만 골라 죽인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암 유전자 분야의 국제학술지 온코진(Oncogene)에 게재됐으며,최근 영국의 신약개발 전문 인터넷 뉴스인 '데일리 업데이트'에 획기적인 논문으로 소개됐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대부분의 항암제는 비정상적으로 성장하는 암세포의 생화학적인 특성을 이용한 독성물질이기 때문에 심한 부작용을 가져온다.그래서 다국적 제약사와 신약개발 연구자들은 그동안 암세포의 유전적 특성을 이용한 항암제 개발에 매달려 왔다.

신 교수는 "이번에 찾아낸 신물질이 액틴이라고 불리는 세포 내 단백질의 구조를 손상시키면 p53 유전자를 갖지 않은 암세포만 이를 예민하게 받아들여 스스로 자살하게 된다"며 "PTX-2 같은 액틴 저해제가 암 세포의 자살을 유도하는 새로운 항암제로 개발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신교수는 실제 "PTX-2를 쥐에 투여한 결과 항암 기능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p53은 암의 발생을 억제하는 유전자로 전체 암 환자의 50% 이상이 이 유전자를 갖고 있지 않다.이에 따라 이번 신물질을 성공적으로 상업화할 경우 암 치료에 획기적인 전기를 가져올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했다.연구팀은 독일의 화학물질 합성 전문회사 및 국내 벤처기업과 공동으로 임상시험에 적합한 PTX-2 유도체를 선별,향후 항암제 개발에 나설 예정이다.

장원락 한국경제신문 과학기술부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