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과학자가 이름붙인 질병 나왔다..성균관대 김종원 교수

우리나라 과학자에 의해 이름 붙여진 질병이 처음으로 나왔다.


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 김종원 교수(45)팀은 선천성 난청과 시각 장애,보행 장애와 발 기형 등의 증상을 지닌 새로운 유전질환을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


김 교수팀은 이 유전질환에 'CMTX5'라는 이름을 붙여 임상신경학 분야의 저명한 학술지 '뉴롤로지'에 등록했다.


1976년 이호왕 고려대 박사가 유행성 출혈열의 원인 병원체에 대해 '한탄 바이러스'라고 명명한 적은 있으나 국내 연구진이 질환의 명칭을 직접 붙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선천성 난청을 갖고 태어난 뒤 성장하는 과정에서 시각 장애가 심해지고 보행 장애와 발 기형으로 진행되는 환자와 그 가족군에 대해 임상 평가와 유전체 연관 분석을 실시한 결과 이 같은 증상이 지금까지 보고되지 않은 새로운 유전질환에 의한 것임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이 질환을 일으키는 유전자가 성 염색체의 하나인 X염색체에 존재하며 열성으로 유전하는 것을 확인했다.


따라서 이 질환은 남성에게만 발병하며 여성에게는 보인자 상태로만 유전된다.


CMTX5는 기존의 선천성 말초신경 질환군인 샤코-마리-투스(CMT) 병의 일종이지만 기존 CMT병의 여러 종류 중에는 포함되지 않은 새로운 질환이다.


CMTX5는 말초신경과 시각 및 청각에 동시에 장애를 초래하지만 정신 지체나 지능 저하 등 중추신경 장애는 없다.


김 교수는 "CMT병은 우리나라에서 인구 3000명당 1명꼴로 발병하는 흔한 유전질환이지만 아직 치료법이 없는 상태"라며 "이번 연구 결과 CMTX5의 원인 유전자가 X염색체에 존재한다는 사실이 밝혀짐에 따라 신약 개발 또는 유전자 치료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정종호 한국경제신문 과학기술부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