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회로 원하는 형태로 만든다..KAIST 김상욱 교수

차세대 테라비트(1조비트) 저장장치나 반도체 메모리 제조에 필요한 나노미터 선폭의 회로를 원하는 형태로 만들 수 있는 기술이 국내 과학자가 참여한 국제 공동연구팀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신소재공학과 김상욱 교수는 미국 위스콘신주립대,스위스 폴시러연구소와 공동으로 나노 고분자 소재를 결함 없이 'ㄱ'자 등 다양한 형상으로 배열하는 데 성공했다고 최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의 과학잡지 '사이언스'에 실렸다.


김 교수팀은 이번 연구에서 고분자 블록공중합체(폴리스티렌 등 두 종류 이상의 고분자 사슬이 결합돼 있는 물질)에서 뽑은 나노 크기 구조물을 45도,90도,135도 등 다양한 각도의 꺾인 형태로 배열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동안 블록공중합체가 스스로 형성할 수 있는 나노구조는 직선형태로 제한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번 연구를 통해 다양한 형태의 구조를 만들 수 있음을 입증한 것이다.


이는 다양한 형상의 나노 회로를 필요로 하는 반도체 메모리 제조에 블록공중합체를 이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인 것이라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김 교수는 "고분자 블록공중합체를 활용하면 30나노미터 이하의 미세한 회로도 만들 수 있다"며 "도시바나 IBM은 고분자 블록공중합체를 반도체 공정에 도입해 테라비트급 하드디스크를 제작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에 앞서 지난 2003년 고분자 블록공중합체로 직선 형태의 나노 패턴을 만들어 네이처에 관련 논문을 발표했었다.


장원락 한국경제신문 과힉기술부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