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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중국에는 '설'이 없다…'춘제'가 있을 뿐

    설 연휴 동안 온라인 공간 한편에선 우리말 공방이 벌어졌다. 토박이말 ‘설’이 본의 아니게 오해를 샀고 그로 인해 상처받았다. “영국박물관이 트위터에 ‘Korean Lunar New Year(한국 음력설)’이라는 표현을 썼다가 중국 네티즌이 발끈하자 ‘Chinese New Year(중국설)’이라고 바꿨습니다.” 한 방송에서 전한 이 대목은 이번 사태가 얼마나 왜곡돼 있는지 잘 보여준다. 아이돌 그룹 뉴진스의 멤버 한 명도 구설에 올랐고, 이 과정에서 ‘중국설, 한국설, 음력설, 양력설’ 같은 말이 새삼 논란의 중심으로 떠올랐다.중국설·한국설이란 표현 옳지 않아한때 정부는 음력 1월 1일, 즉 설 명절을 양력 1월 1일로 옮겨 지내도록 법으로 뒷받침하면서 사회적으로도 장려했다. 여기서 생긴 말이 ‘구정(舊正)’과 ‘신정(新正)’이다. 설을 양력과 음력으로 두 번에 걸쳐 지낸다고 해서 ‘이중과세(二重過歲)’라고도 했다. 하지만 양력으로 쇠는 명절은 뿌리 깊은 음력 명절을 대체하지 못했다. 결국 1990년부터 전통적으로 지내온 ‘설날’이 부활해 민족 명절로 자리잡았다.우리가 명절로 쇠는 날, 즉 ‘설’이라고 부르는 날은 음력 1월 1일(이날을 ‘정월 초하루’라고도 한다) 하나뿐이다. 양력 1월 1일을 ‘설’이라고 하지 않는다. 설 자체가 음력을 기준으로 한 말이니 당연히 ‘음력설’은 군더더기에 지나지 않는다. ‘양력설’ 또한 적절치 않다. 양력 1월 1일은 한 해를 시작하는 ‘새해 첫날’일 뿐 ‘설’이라고 부르지 않기 때문이다.마찬가지로 ‘새로운 설’ ‘오래된 설’로 구별하던 ‘신정&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