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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샛 공부합시다

    인센티브와 신기술은 더 나은 삶을 이끌죠

    1794년 1월 시작된 수원 화성(사진) 공사는 1796년 9월 마무리됐습니다. 10년이 필요할 것이라던 예상과 달리 2년8개월 만에 마무리된 거죠. 보통 성을 하나 만드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립니다. 성의 축조는 주변의 백성을 강제로 동원하고 해당 고을의 재정과 나라의 국고를 소모하므로 백성의 원망도 따르기 마련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수원 화성의 축조 기간이 단축되고 백성의 부담이 줄어든 비결은 무엇일까요? 임금 지급과 거중기 개발정조는 경제학에서 말하는 ‘인센티브’ 원리를 잘 활용했습니다. 전문 기술을 보유한 장인, 각 영역의 일꾼들에게 매일 임금을 지급했다고 합니다. 강제가 아니라 일한 데 대한 대가가 있으니 공사에 참여한 일꾼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일한 거죠. 화성 건설을 위해 사용한 목재 등 자재 비용이 대략 39만 냥이었는데, 일꾼에게 지급된 총액이 30만 냥 정도였으니 성 축조 예산의 상당 부분을 임금 지급에 할애한 걸 알 수 있습니다. 정조는 무더위와 혹한이 닥칠 때는 공사를 쉬게 하고, 일꾼들이 공사를 진행하다 병에 걸리면 치료해줬습니다. 일꾼 입장에서는 나라가 임금을 지급하고 보살펴주니 열심히 일할 ‘유인’이 생기겠죠?화성 건설 기간이 단축된 또 다른 요인은 신기술이 접목된 다양한 공사 기구가 제작됐기 때문입니다. ‘거중기’가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죠. 정조의 명을 받은 정약용이 중국의 《기기도설》을 참고해 만들었다고 합니다. 도르래 원리를 이용해 작은 힘으로 무거운 물체를 들어 올릴 수 있게 설계했죠. 화성을 잘 살펴보면 벽돌과 같이 무거운 재료들로 축조됐습니다. 이전에는 무거운 벽돌을 이동시키기 위해 많은

  • 커버스토리

    명품 바이올린 스트라디바리우스, 부자 또는 연주자…누가 갖는 게 옳을까

    재화와 서비스의 가격은 우리 생활에 큰 영향을 미쳐왔습니다. 가격 시스템이 생긴 이래로 그랬습니다. 동서양 불문이죠. 그런 만큼 가격을 둘러싼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많이 생겼습니다. 에피소드가 가격의 진수를 더 잘 보여주기도 한답니다. #1 한양 쌀값조선 22대 왕 정조(1776~1800) 때 한양 쌀값이 폭등했습니다. 날씨 탓이었죠. 원성이 들끓자 한성부윤(지금의 서울시장)이 나섰습니다. 사재기 금지, 쌀값 폭리 금지조치를 단행했습니다. “폭리를 취하는 상인은 사형에 처한다”는 조치를 왕에게 건의했어요. 정조가 시행 명령을 내렸습니다. 실학자였던 박지원(1737~1805)이 태클을 걸었습니다. “지금 한양 쌀값이 오른 것을 보고 전국 각지의 상인들이 쌀을 짊어지고 올라오고 있어요. 쌀값을 올리면 사형을 시킨다는 말을 듣고 발길을 돌리고 있어요. 상인들이 돌아가면 쌀 부족은 해결될 방법이 없고 한양 백성들은 죽게 됩니다.” 정조가 어떤 명을 내렸을까요? #2 허리케인 얼음값한양 쌀값과 비슷한 현상이 2004년 미국 플로리다에서 일어났어요. 허리케인 ‘찰리’가 지역을 강타하자 평소 2달러였던 얼음주머니 가격이 10달러로, 평소 250달러였던 가정용 발전기 가격이 2000달러로 치솟았답니다. 주민들의 원성이 높아졌습니다. 플로리다주 법무장관은 상인들의 비양심을 규탄하면서 ‘가격 폭리 처벌법’을 적용하겠다고 했고, 일부 경제학자는 가격 결정에 윤리를 내세우는 것은 옳지 않다고 했어요. 어느 쪽이 정의로운가요? #3 로베스피에르 우윳값프랑스에서도 가격 논쟁이 벌어졌습니다. 프랑스혁명(1789~1794)으로 사회가 불안해지자 생필품 가격이 폭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