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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사 이슈 찬반토론

    '장애인 주차공간 줄이자'는 일부 여론, 어떻게 볼까

    자동차가 늘어나면서 주차공간이 부족한 도시지역에선 ‘주차 분쟁’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주차장에서 발생한 많은 강력 사건 가운데 적지 않은 부분이 넘치는 차량에 비해 부족한 주차공간 때문에 빚어진다는 분석도 있다. 장애인·전기차 전용공간에 일반 자동차가 주차되면서 일어나는 갈등도 적지 않다. 평소 이용자가 적은 체육 시설이나 공동주택 주차장의 장애인 전용구역을 줄여 주차난을 해소하자는 국민청원 여론도 있다. 획일적인 장애인 전용 주차공간을 융통성 있게 해서 자동차가 많은 지역의 주차난에 숨통이 트이게 하자는 주장이다. 장애인을 적극 배려하는 전용 주차 면을 더 배정해야한다는 반대론도 만만찮다. 장애인 주차장을 기계적으로 유지하는 것을 재고하고 의무 비율도 유동적으로 하자는 주장은 타당한가.[찬성] 승용차 급증, 심각해지는 주차난 주차장 신축성 있게 운용해야승용차가 늘어나면서 대도시 지역에서는 주차장 부족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진다. 이웃 간 주차 갈등이 흔해졌고, 폭행과 고소도 늘어나는 게 통계로 확인된다. 주차와 관련된 민원이 10년 새 10배로 늘었다는 집계도 있다. 국내 차량은 가구당 1대를 넘어 1.16대에 달한다. 도시에서는 1가구 2차량 시대에 접어드는데 주차장은 이에 부응하지 못한다. 2017년 이후 최근 5년간 전국 주차장에서 10만3795건, 하루평균 56건꼴로 강력 범죄가 발생한 것도 이런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대형 아파트 단지는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빌라, 원룸, 단독주택 쪽으로 가면 주차장은 턱없이 부족하다.그런데도 법 규정 때문에 장애인 전용 주차공간은 빠짐없이 있다. 이용자가 별로 없는 체육 시설이나 아

  • 생글기자

    장애인이 정착하기 어려운 우리 사회

    전남 신안의 한 염전에서 장애인들이 10년간 강제 노역을 당한 것이 세상에 알려져 충격을 준 일이 있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의사결정 능력이 부족한 지적장애인이었다. 이들은 돈을 벌게 해주겠다는 직업 소개업자의 제안에 넘어가 정당한 임금도 받지 못한 채 가혹한 노동에 시달렸다.염전 업주와 직업 소개업자들이 징역과 벌금형을 선고받으며 이 사건은 일단락됐다. 그러나 몇 년 뒤 피해자 중 일부가 다시 염전으로 돌아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염전에서 나온 장애인들이 사회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예전 생활로 돌아간 것이다.이 사건은 장애인들이 노예와 다름없는 상태로 착취당했다는 점에서도 충격적이었지만, 어렵게 구출된 장애인들이 사회에 안착하지 못하고 다시 염전으로 돌아가 더욱 안타까움을 줬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등록장애인은 263만3000명이다. 전체 인구의 5.1%로 적지 않은 수다. 하지만 이들을 돌볼 수 있는 장애인 시설은 2491곳뿐이다.올해 들어서도 염전에서 인권 침해가 있었다는 경찰 수사 결과가 발표되는 등 장애인 인권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장애인은 외출하는 것부터 큰 불편을 겪는다. 취업도 쉽지 않다. 신안 염전 사례에서처럼 부당하게 착취당하는 일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장애인이 사회의 일원으로 뿌리내리고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지 않으면 비슷한 일은 언제든 되풀이될 것이다.이다빈 생글기자(신일여고 2년)

  • 세상을 따뜻하게 만드는 기술

    초·중생용 경제논술신문 ‘주니어 생글생글’은 이번주(4월 18~24일) 제9호 커버 스토리로 세상을 따뜻하게 만드는 기술을 다뤘다. 장애인과 노인을 위한 보조기구와 여러 서비스에 첨단 과학 기술이 어떻게 적용되는지 살펴보고, 기술 진화가 인류의 삶에 미치는 영향 등을 토론할 수 있게 했다. ‘내 꿈은 기업가’에선 빈민가 소년에서 ‘커피 황제’가 된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최고경영자(CEO)의 성공 스토리를 다뤘다. 주니어 생글생글은 홈페이지(jrsgsg.hankyung.com)에서 구독 신청할 수 있다.

  •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장님'은 원래 낮춤말이 아니었죠

    1990년대 초까진 장님이 소경의 높임말이었다. 귀머거리와 벙어리에도 낮잡는다는 뜻이 없었다. 북한 사회과학출판사에서 1992년 펴낸 <조선말대사전>도 마찬가지다.“KBS 방송심의위원회의 케이윌 ‘최면’ 방송불가 판정을 적극 환영한다. 소속사는 ‘사랑의 감정을 표현하지 못한 자신을 벙어리에 비유한 것일 뿐’이라며 장애인을 비하하는 말로 사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대중가요를 접하는 수많은 시민과 청소년들은 ‘벙어리’란 용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 청각장애인에 대해 무의식적으로 비하용어를 사용할 우려가 있다.”1990년대 말 사회적 인식 변화 반영2009년 11월 7일 한국농아인협회에서 발표한 성명서의 한 대목이다. 지난호에서도 언급했듯이 우리말에서 장님이나 귀머거리, 벙어리 같은 말은 일종의 ‘금기어’화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이들 용어를 장애인 비하어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장애인에 대한 인권 인식이 커지면서 호칭어(또는 지칭어)에 대한 인식도 함께 바뀌었다. <표준국어대사전>(1999)과 <고려대한국어대사전>(2009) 등의 풀이가 그렇다. 두 사전은 이들 용어를 ‘~을 낮잡는(얕잡는) 말’로 풀었다. 비슷한 시기에 나온 <연세한국어사전>(1998)은 좀 다르다. ‘낮잡는 말’이란 표현이 없다.애초부터 이들이 낮잡는 말로 쓰인 게 아니라는 점은 다른 사전에서도 확인된다. 1961년 나온 <국어대사전>(민중서림)을 비롯해 <국어대사전>(금성출판사, 1991), <우리말큰사전>(한글학회, 1992) 등 1990년대 초까진 장님이 소경의 높임말이었다. 귀머거리와 벙어리에도 낮잡는다는 뜻이 없었다. 북한 사회과학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