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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육순과 환갑은 달라요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 10월 16일 창립 60주년을 맞아 조촐한 행사를 치렀다. 1961년 순수 민간 종합경제단체로 출범했으니 사람으로 치면 올해 환갑을 맞은 셈이다. ‘환갑(還甲)’ 또는 ‘회갑(回甲)’은 육십갑자의 갑(甲)으로 되돌아온다는 뜻으로, 만 60세를 이르는 말이다. 세는나이로는 예순한 살이다. 육십갑자란 ‘갑, 을, 병, 정…’으로 나가는 10간과 ‘자, 축, 인, 묘…’로 꼽는 12지를 순차적으로 배합해 늘어놓은 것을 말한다. 세는나이 육순은 예순 살, 환갑 예순한 살태어난 해에 맞춰 갑자년, 을축년 식으로 꼽다 보면 60가지가 나오고, 61번째에 다시 갑자로 돌아온다고 해서 ‘환갑’이라고 한다. ‘번째’라는 것은 차례나 횟수를 나타내는 말이다. 가령 2021년(신축년) 소띠로 태어난 사람은 2081년에 만 60세가 되면서 다시 신축년을 맞는다. 태어난 해에 한 살을 부여받는 세는나이(한국식 나이)로는 61세, 즉 햇수로는 예순한 번째 해가 된다.우리말에 나이를 나타내는 말이 많은데, 대부분 세는나이로 따진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만 나이가 아니라는 얘기다. 가령 나이를 뜻하는 별칭인 불혹(마흔), 지천명(쉰) 등을 굳이 만으로 따지자면 39세, 49세가 된다. 육순, 칠순도 마찬가지다. 세는나이로 60세, 70세를 가리키는데, 만으로는 59세, 69세다. 만 60세가 되면 비로소 환갑인데, 세는나이로는 61세에 해당한다. 진갑은 세는나이 62세다.우리 나이 예순을 ‘육순’이라고 하니까 이를 ‘환갑’과 같은 말인 줄 착각하는 경우도 있다. 가령 1961년생이면 올해 만으로 예순, 즉 환갑이다. 만 나이를 쓰는 신문에선 이를 ‘OOO 씨(60)’로 표

  • 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不惑(불혹)

    ▶ 한자풀이不: 아니 불惑: 미혹할 혹마음이 흐려져 갈팡질팡하지 않음 나이 마흔을 이르는 말-<논어><논어> 위정편에는 공자가 자신의 학문 수양 과정을 회고하는 대목이 나온다. 내용은 이렇다. “나는 15세가 되어 학문에 뜻을 두었고(吾十有五而志于學), 30세에 학문의 기초를 확립했다(三十而立). 40세가 되어서는 미혹하지 않았고(四十而不惑), 50세에는 하늘의 명을 알았다(五十而知天命). 60세에는 남의 말을 순순히 받아들였고(六十而耳順), 70세에 이르러서는 마음 내키는 대로 해도 법도를 어기지 않았다(七十而從心所欲 不踰矩).”세계 4대 성인으로 불리는 공자의 배움이 나이가 들수록 어떻게 익어갔는지를 보여주는 내용이다. 공자가 말하는 배움(學)은 단지 지식의 습득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의 배움에는 그 배움을 몸소 실천하는 행(行)이 함께 담겨 있다. 진정한 학문은 지행합일(知行合一)인 것이다.공자가 나이 마흔에 이르러 몸소 체득했다는 불혹(不惑)은 세상일에 현혹되어 갈팡질팡하거나 판단을 흐리는 일이 없게 되었다는 뜻이다. 스스로 판단하고 스스로 자신의 길을 가게 됐다는 의미다. 공자의 이 말에 따라 15세를 지학(志學), 30세를 이립(而立), 40세를 불혹(不惑), 50세를 지천명(知天命), 60세를 이순(耳順), 70세를 종심(從心)이라고도 부른다. 이 외에 약관(弱冠)은 남자 나이 20세를, 방년(芳年)은 꽃다운 나이로 여자 나이 20세 안팎을 뜻한다. 고희(古稀)는 70세, 산수(傘壽)는 팔순(八旬), 즉 80세를 이르는 말이며 졸수(卒壽)는 구순(九旬), 즉 90세를 이르는 말이다. 망백(望百)은 백세(百歲)를 바라본다는 뜻으로 91세의 별칭이다. 상수(上壽)는 하늘이 내려준 나이, 100세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