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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양 기타

    "분업은 생산력을 향상시키고 사회의 질적 발전에도 필수"

    ‘분업’이라고 하면 ‘경제학의 아버지’ 애덤 스미스를 많이 떠올리지만, 에밀 뒤르켐(1858~1917)이 대표적인 분업 예찬론자다. 스미스는 “분업이 생산성 제고와 산업사회 도래의 원동력이 됐다”면서도 “노동자들의 정신적·문화적 쇠퇴를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를 빼놓지 않았다.프랑스 사회학자 뒤르켐은 스미스의 ‘경제적 관점’을 넘어 분업을 현대 산업사회 전반을 해석해 내는 키워드로 확장했다. 그는 《사회분업론》에서 “분업은 생산력을 향상시킬 뿐만 아니라 사회의 질적·물질적 발전에 필수적 요건”이라고 진단했다. “분업은 연대감을 높여 사회통합을 부른다”며 “분업이야말로 문명의 원천”이라고 강조했다. 당시 지식인들이 ‘분업은 원자화·고립화를 낳는다’고 한목소리로 우려할 때 “분업이 해방을 부른다”는 긍정적 관점을 제시했다. 《사회분업론》이 막스 베버의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과 함께 새로운 산업문명의 등장을 읽어내고 이론화하는 데 기여한 저작으로 평가받는 이유다. 분업은 ‘소외’가 아닌 ‘유대’의 원천《사회분업론》의 핵심적 주제는 아노미(anomie: 사회적 규범의 동요·이완·붕괴 등으로 일어나는 혼돈)의 극복과 사회 통합이다. 뒤르켐은 집필 당시인 19세기 말 프랑스에서 급속한 산업화와 함께 개인주의가 발호하는 것을 목격했다. 이런 변화 속에서 ‘어떻게 사회적 결속력을 유지할 수 있을까’라는 문제에 천착한 그가 주목한 것이 분업이다.스미스 이래로 경제학자들은 분업을 인간 사회의 최우선 법칙이자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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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영의 지름길은 '좋은 시장'만이 유일한 대안"

    멘슈어 올슨(1932~1998)의 《권력과 번영》은 무엇이 한 사회의 경제적 성쇠를 좌우하는지를 파고든 저작이다. 미국 공공선택학회장을 지낸 올슨은 정치학 개념인 ‘권력’과 경제학의 관심 주제인 ‘번영’을 결합해 풍요를 부르는 권력 구조와 사회 시스템을 탐구했다. 그가 제시한 답은 ‘시장 확장적인 정부’다. △재산권 보호 △계약이행 보장 △분쟁해결 장치를 특징으로 하는, 강하면서도 제한된 정부를 의미한다. 무수한 이익단체의 공세를 뿌리치고, 이 세 가지를 충족하는 방식으로 권력이 행사되는 사회체제만이 경제적 번영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게 올슨의 결론이다.올슨은 권력을 ‘다른 폭력과 마찬가지로 타인의 것을 수탈해 내 것으로 만드는 힘’으로 파악했다. “모든 권력자의 행동 유인은 이기심이며, 권력이 국민 재산권 보호에 나서는 것은 생산의욕을 고취해 장기적으로 더 많이 수탈하기 위해서”라고 진단했다. 이익집단, 권력, 국가에 대한 《권력과 번영》의 이 같은 도발적 관점은 정치학·사회학에서도 여러 논점을 형성시켜 사회과학 전반의 발전에 기여했다. “권력은 정주형(定住型) 도적일 뿐”독재권력이든 민주권력이든 모든 권력은 권력에서 소외된 집단을 수탈한다는 게 올슨의 시각이다. ‘유랑형 도적’과 ‘정주형 도적’에 비유하며 권력의 속성을 설명한 이유다. 유랑형 도적은 강도질로 얻은 이익을 누릴 뿐 그로 인한 ‘사회적 생산 감소’라는 폐해에는 무관심하다. 하지만 특정 지역에 뿌리내린 정주형 권력은 많은 경우 세율을 낮추고 생산의욕을 고취하는 전략을 선택한다. 공공재 투자에도 큰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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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산권 보장과 법치가 富國의 으뜸 조건"

    “확고한 재산권 보호와 법치주의가 장인들의 혁신 본능을 자극했고, 과학적 합리주의가 그들에게 도구를 제공했으며, 자본시장이 그들의 놀라운 발명품을 개발하고 생산할 자본을 제공했다. 수송 수단의 발달은 성장과 부(富) 창출의 급류를 만들었다.”미국의 투자이론가이자 경제사학자인 윌리엄 번스타인은 2004년 펴낸《부의 탄생》에서 세계 경제가 특정한 시점과 장소에서 갑자기 성장하기 시작한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부국(富國)의 원천이 무엇인지 짚었다. 그에 따르면 동면(冬眠) 상태에 있던 세계 경제는 1820년 전후 유럽 일부 국가를 중심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왜 이 시기 특정 장소에서 그런 일이 일어났는가. 경제 성장과 발전의 원동력, 즉 부의 원천을 네 가지 요인에서 찾았다. △재산권 보장과 법치주의 △과학적 합리주의 △활성화된 자본시장 △수송·통신의 발달이다. “1820년 전후 경제 폭발적 성장 시작”번스타인은 재산권과 이를 지켜줄 법치주의가 나라의 흥망성쇠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꼽았다. 권력자, 범죄자 등에 의해 자기 재산을 빼앗길 가능성이 있다면 누구도 최선을 다해 일하지 않을 게 뻔하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법치주의 확립이 필수 요소라고 본 것이다. “법률에 따라 재산 보호를 명확하게 규정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분노와 갈등, 혼란이 난무하고 각 분야에서 생산성이 높아질 수 없으며, 국력은 추락할 것이다.”과학적 합리주의는 자신의 생명과 재산에 대한 위험을 걱정하지 않고 과학적이고 합리적으로 사고하며 실험할 수 있도록 보장한다. “경제적 진보는 사상의 발전과 밀접하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