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영원한 친구도, 영원한 적도 없다…기업 경쟁의 새 키워드 '프레너미'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양강(兩强) 삼성과 애플. 두 회사는 해마다 ‘갤럭시’와 ‘아이폰’ 신작을 내놓으며 불꽃 튀는 마케팅 전쟁을 벌인다. 상대방을 은근슬쩍 깎아내리는 비교 광고는 물론 떠들썩한 특허 소송전까지 불사한 걸 보면 앙숙도 이런 앙숙이 없다. 하지만 애플이 아이폰의 많은 부품을 삼성에서 납품받고, 삼성 역시 매출의 상당 부분을 애플에 의존한다는 점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다. 상황에 따라 주적이 되기도, 우군이 되기도 하는 묘한 관계인 셈이다.삼성과 애플처럼 경쟁과 협력이 동시에 이뤄지는 관계를 ‘프레너미(frienemy)’라 부른다. 친구(friend)와 적(enemy)을 합친 말로, 영국 케임브리지대 심리학 교수인 테리 앱터가 《베스트 프렌즈》라는 책에서 처음 썼다. 친구가 잘 되길 응원하면서도 내심 자신이 뒤처지진 않을까 두려워하는 인간의 이중적 심리를 표현하면서다.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와 IBM, 일본의 소니와 파나소닉 등도 전형적인 프레너미 사례다. 구글은 갤럭시에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탑재하고 특허를 공유하며 삼성과 협력관계를 유지해왔으나 스마트홈, 간편결제 등의 신사업에서는 삼성과 맞수가 됐다. SK, KT, LG가 앱스토어 시장에서 구글의 독주를 막기 위해 ‘원스토어’라는 토종 앱스토어를 함께 출범시킨 것도 비슷한 예다.4차 산업혁명 시대가 본격화할수록 프레너미의 등장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스마트카 같은 융합형 산업에서는 전통적인 산업 간의 경계가 허물어진다. 주도권을 놓치지 않으려면 같은 업종의 경쟁사끼리도 과감히 손을 잡아야 할 때가 많이 생긴다. 기술의 진보가 빨라지고, 시

  • 경제 기타

    스냅의 이색적 기업공개

    지난 2일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한 모바일 메신저 회사 스냅(Snap)의 주식을 놓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스냅은 기업공개(IPO)를 하면서 의결권이 없는 주식만 투자자에게 발행했다. 이에 기관투자가들이 스냅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다우존스지수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에 포함시키지 말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의결권 없어도 10배 수요 몰려스냅이 IPO를 하면서 발행한 2억주의 신주(新株)는 모두 의결권이 없는 A주다. 에번 스피걸과 보비 머피 두 공동 창업자는 주당 10표의 의결권이 있는 C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두 사람의 의결권은 90%에 달한다. 초기 투자자와 직원들에게는 주당 1표의 의결권이 있는 B주식이 배정됐다. 스냅은 두 창업자가 세상을 떠난 뒤 C주식이 자동으로 B주식으로 바뀌도록 했다. 두 사람의 경영권과 의결권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다.이 때문에 IPO 과정에서도 논란이 적지 않았다. “누가 의결권 없는 주식을 사려 하겠느냐”는 비판이 나왔다. 일각에서는 스냅의 IPO가 차질을 빚을 것이란 우려도 제기됐다. 하지만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수요가 발행 물량보다 열 배 이상 몰리면서 스냅 공모가는 주당 17달러를 기록했다. 회사 측이 목표로 한 14~16달러를 웃돌았다. 상장 첫날 스냅 주가는 24.48달러로 공모가 대비 44% 상승 했다.기관투자가들은 경영권 간섭 못해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일부 대형 자산운용사 대표들은 S&P다우존스와 MSCI 측에 스냅을 지수에 편입시켜서는 안 된다고 압박했다. 스냅이 의결권 없는 주식만 공모해 기관투자가가 스냅의 경영 전략이나 임원 임금 등에 전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없기 때문이다.에이미 보러스 미국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