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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없는 혁신으로 한계 뛰어넘자"…초일류 경영 '뚝심'

    “변화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시장과 기술의 한계를 돌파해야 합니다.”이건희 삼성 회장이 2014년 급성 심근경색으로 병상에 눕기 전에 마지막으로 발표한 그해 신년사입니다. 지난해 별세할 때까지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한 점을 감안하면 혁신으로 한계를 돌파하자는 이 회장의 2014년 신년사는 그의 마지막 어록이 되었습니다. 이미 삼성전자를 세계 1등 기업으로 키운 그이지만 생의 마지막 순간에서도 끝없는 혁신을 강조한 것입니다. “삼성은 국민적 기업, 초일류로 성장시킬 것”이병철 삼성 창업주가 1987년 별세하면서 45세의 나이에 삼성 회장으로 취임한 이건희 회장의 취임 일성은 ‘제2의 창업’이었습니다. 창업주의 유지를 계승하고 더욱 발전시켜 세계적인 초일류 기업으로 만들자는 것이었습니다. “삼성은 이미 한 개인이나 가족의 차원을 넘어 국민적 기업”이라는 회장 취임사에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는 그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자”1983년부터 투자한 D램 반도체를 1993년 세계 1위로 키운 이 회장은 그해 6월 독일 출장 중에 세탁기 뚜껑 규격이 맞지 않아 칼로 깎아내는 사내방송 비디오를 본 뒤 곧바로 서울로 전화를 걸어 “사장들과 임원들을 전부 프랑크푸르트로 집합시키라”고 호통을 쳤습니다. 삼성그룹의 운명을 바꾼 전화 한 통, ‘프랑크푸르트 선언’의 시작이었습니다. 이후 세계 곳곳에서 350여 시간 이어진 강연을 통해 이 회장은 ‘신(新)경영’을 강조했습니다. “국제화 시대에 변하지 않으면 영원히 2류나 2.5류가 될 것이다. 잘해봐야 1.5류”라고 질타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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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D 강국' 한국, 노벨상 왜 못받나

    커버스토리매년 10월이면 세계가 주목하는 ‘발표’가 있습니다. 바로 그해 노벨상 수상자들이 누구냐 하는 것이죠. 지난 4일 온도와 촉각 수용체를 발견한 데이비드 줄리어스 미국 캘리포니아대 교수와 스크립스연구소의 아르뎀 파타푸티언 교수가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것을 시작으로 11일 경제학상까지 6개 부문 13명의 수상자가 모두 발표됐습니다. 아쉽게도 한국인 수상자는 올해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2000년 고(故) 김대중 당시 대통령이 첫 남북한 정상회담을 하는 등 한반도 평화를 위해 노력한 공으로 노벨평화상을 받은 이후 20년 넘도록 한국인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노벨상은 스웨덴 발명가 알프레드 노벨(Alfred Nobel)이 기부한 재산을 바탕으로 매년 인류의 문명 발달에 기여한 사람에게 주는 상입니다. 1901년 제정된 이후 노벨상 수상자는 해당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와 명예를 인정받습니다. 이번에 수상한 이들도 모두 자기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이룬 사람입니다. 노벨상은 특히 6개 시상분야 중 물리학 화학 생리의학 등 과학상이 3개에 달할 정도로 기초과학 분야를 중시합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R&D) 투자가 이스라엘에 이어 세계 2위인 한국으로선 아직 과학분야 노벨상을 타지 못한 것이 많은 아쉬움을 남기고 있습니다. 문화적·정서적 차이로 동서양이 쉽게 공감하기 어려운 문학상이나 정치적 이유로 논란의 여지가 있는 평화상과 달리 과학상은 비교적 객관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데도 말입니다.이웃 나라 일본은 비록 국적은 미국이지만 일본에서 태어나 대학까지 졸업한 뒤 미국으로 건너간 마나베 슈쿠로 프린스턴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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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초과학 약한 한국, 노벨상 '빈손'…"그래도 희망은 있다"

    국제 학술지 네이처는 2016년 ‘한국 과학자가 노벨상을 못 받는 이유’ 다섯 가지를 소개했습니다. 활발한 토론이 어려운 경직된 연구실 분위기, 기업에 의존하는 응용학문 중심의 연구개발(R&D) 투자, 시류에 편승하는 주먹구구식 투자, 인재 해외 유출, 정부 R&D 투자에 비해 절대적으로 부족한 논문 수 등이었습니다. 당시엔 한국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R&D 투자 비중이 세계 1위일 정도로 엄청난 자금을 과학기술에 쏟아붓고 있었지만 “노벨상은 돈만으로 안 된다”고 꼬집었던 것이죠. 아직도 모자란 기초과학 육성노벨 과학상이 물리 화학 등 기초과학을 중시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네이처의 진단은 2021년 현재에도 뼈 아픈 지적입니다. 단기간에 경제성장을 이루기 위해 우리는 그동안 ‘빠른 추격자(fast follower)’ 전략을 폈고 R&D 투자도 당장 돈이 될 만한 분야에 집중했습니다. 반도체는 잘 만들지만 컴퓨터의 두뇌라 할 중앙처리장치(CPU)는 미국 인텔에 의존한다거나, 휴대폰의 핵심인 모바일 중앙처리장치(AP)는 자체 개발했지만 운영체제는 구글의 안드로이드에 의존하는 등 원천기술보다 제품화를 위한 응용기술에 집중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다 보니 기초과학보다 응용과학 위주로 R&D 투자를 해왔죠. 우리나라 R&D 투자의 75%를 기업이 주도한다는 게 당시 네이처의 분석이었습니다.뛰어난 인재들이 변호사 의사 등 안정적이고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분야에 몰린다는 점도 기초과학 발전에 걸림돌로 보입니다. 영재학교 과학고 등 과학인재 양성에 초점을 맞춘 학교도 있지만 입시 위주 교육환경은 과학고 졸업자마저도 의대로 진학하게 만드는 것이 현실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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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벨이 남긴 '유대한 유산'…120년 이어진 세계최고 권위賞

    매년 10월 노벨 수상자 이름이 발표됩니다. 세계적 권위를 가진 상이기 때문에 거의 모든 나라들이 발표를 기다립니다. 수상 부문은 6개입니다. 물리, 화학, 생리·의학, 문학, 경제, 평화상이죠. 수상자가 발표되면, 세계 언론들은 앞다퉈 개인과 단체의 업적을 소개합니다. 노벨상은 이제 세계 지성의 축제가 된 듯합니다.노벨상은 스웨덴 발명가 알프레드 노벨(Alfred Nobel·1833~1896)의 유언에 따라 만들어졌습니다. 1901년 첫 수상자를 냈습니다. 벌써 120년이 지났군요. 어떤 상이 100년 이상 지속된다는 것은 신기합니다.노벨상은 노벨이 기부한 재산으로 운영됩니다. 좋은 뜻만으로 상이 만들어지고 유지되긴 어렵습니다. 돈이 드는 것이지요. 노벨 수상자들은 약 1000만크로네(115만달러·13억원 정도)를 받습니다. 수상자가 다수일 경우 상금이 나눠지기도 하지요. 상금도 상금이지만 노벨상이 주는 명예와 권위는 가치로 따지기 힘듭니다. 평생의 업적을 인정받는 것이니까요.노벨은 당대 최고의 부자 중 한 명이었습니다. 그는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해서 큰 부를 쌓았습니다. 노벨이 다이너마이트를 만들기 전에도 화약은 있었습니다. 문제는 안전하지 않았다는 것이었죠. 사소한 부주의에도 폭발하기 일쑤였어요. 폭약 성분인 니트로글리세린의 성질이 그랬습니다. 노벨은 액체인 니트로글리세린을 규조토에 스며들게 하는 방법으로 고체형 폭약을 만들었습니다. ‘다이너마이트’라는 것이죠. 다이너마이트는 불티나게 팔렸습니다. 탄광, 터널, 건설 등 다이너마이트 사용처는 무궁무진했습니다. 노벨은 스웨덴 이외에 독일, 영국에도 공장을 세웠습니다.그러나 노벨의 발명품은 엉뚱한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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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징어 게임' 신드롬…세계를 홀린 K드라마

    한국 울릉도와 미국 넷플릭스의 공통점은? 오징어 풍년이라는 겁니다. 몇 년 새 어획량이 확 줄어서 울상이던 울릉도가 최근 최대 어획량을 올리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업종이 다른 넷플릭스도 ‘오징어’에 투자해 초대박을 터뜨렸다지요. 넷플릭스가 자체 제작해 서비스한 9부작 TV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전대미문의 흥행기록을 세우고 있는 중입니다. 동해안 오징어 풍년이 넷플릭스에서도 일어났다니, 재미있습니다.울릉도에 가기 어렵다면 지금 당장 유튜브 채널에 들어가 ‘오징어 게임’ 혹은 ‘Squid Game’을 검색해 보세요. 전 세계에서 올라온 오징어 게임 소개 영상, 분석 영상이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옵니다. 오징어 신드롬에 ‘탑승’하지 않으면 구독과 좋아요를 늘리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인기도를 숫자로 알아볼까요? 동영상 콘텐츠 랭킹을 매기는 사이트 ‘플릭스패트롤(FlixPatrol)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공개된 오징어 게임은 이 드라마가 보급된 90개국에서 모두 1위에 올랐습니다. 넷플릭스 최초의 기록이라네요.오징어 대박으로 넷플릭스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는 뉴스도 나왔습니다. 넷플릭스 주식 시가총액(주가×주식수)이 2주 만에 12조원이나 늘어났습니다. 제작비로 들어간 돈이 200억원이었던 데 비하면, 그야말로 초초초대박입니다.오징어 게임은 한국 감독(황동혁)이 메가폰을 잡고, 한국 배우(이정재, 박해수, 오영수, 정호연, 위하춘, 허성태, 김주령, 공유, 이병헌 등)가 주축이고, 스토리가 너무도 한국적입니다. 이 때문에 넷플릭스조차 큰 기대를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세계인이 열광하면서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최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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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의 남다른 '선구안'…K드라마 투자 대박

    9부작 TV 드라마 ‘오징어 게임’으로 초대박을 터뜨린 넷플릭스의 진면목을 들여다 보는 것은 좋은 공부거리입니다. 넷플릭스를 보면 세계 시장에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들이 얼마나 격렬하게 싸우고 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또 넷플릭스를 분석하면 세계가 얼마나 촘촘하게 연결돼 있는지, 그로부터 얻는 네트워크 효과가 얼마나 큰지, 글로벌 마케팅이 얼마나 일상화돼 있는지를 보게 됩니다. 우리의 시야를 넓혀준다는 뜻입니다.넷플릭스(Netflix)는 인터넷(net)과 영화(flicks)를 합쳤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영화를 인터넷으로 보내서 보게 하겠다는 사업목표가 브랜드에 명확하게 나타납니다. 넷플릭스의 시작은 보잘 것 없었습니다. 넷플릭스 창업자 리드 헤이스팅스는 원래 소프트웨어 개발자였습니다. 그가 1997년 넷플릭스를 설립한 것은 40달러에 달했던 비디오테이프 연체료 때문이었습니다. 집에서 먼 대리점, 반납의 불편함, 과도한 연체료에 불만이었던 그의 머리에 사업 아이디어가 번쩍 떠올랐습니다. 기업가를 말할 때 등장하는 야성적 기질(animal spirit), 그것이었죠. 훗날 리드 헤이스팅스가 가졌던 불만은 ‘세기의 분노’로 명명됐습니다.넷플릭스도 초기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당시 인터넷 속도는 빠르지 않았고 연결망도 전국적, 세계적이지 않았기 때문이죠. 당시 성업 중이던 비디오 대여 기업인 블록버스터의 자금력과 마케팅력도 감당하기 어려웠습니다. 블록버스터는 미국 전역에 9000개가 넘는 매장과 4000만 명이 넘는 회원을 둔 거대기업이었죠. 이런 기업을 상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리드 헤이스팅스는 2000년 블록버스터에 회사를 5000만달러에 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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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TS·기생충 이어 오징어 게임까지…'K콘텐츠 전성시대'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세계에 공급하는 넷플릭스는 지난 5년간 한국에 47억달러(약 5조6000억원) 규모의 경제적 기여를 했다고 주장합니다. 지난달 29일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넷플릭스는 5년간 7700억원을 한국에 투자했고 올해도 약 5500억원의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 결과 한국의 다양한 산업에서 5조6000억원의 경제적 효과를 냈고 1만6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고 강조했습니다. 넷플릭스가 이처럼 거액을 한국에 투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한류(K-wave)’가 세계적으로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큰 돈을 벌 기회를 만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 통신사 블룸버그는 봉준호 감독, 윤여정 배우, 방탄소년단(BTS) 등을 언급하면서 “한국의 수많은 창작자와 배우들이 국제 무대에서 올린 명성에 넷플릭스가 편승하고 있다”고 지적했죠. 드라마 영화 음악 등 ‘K컬처’ 인기‘오징어 게임’이 세계적 인기를 얻게 된 것은 한국 드라마가 뛰어난 기획력과 창의성을 앞세워 꾸준히 세계시장을 공략한 덕분입니다. 그동안 ‘사랑의 불시착’ ‘사이코지만 괜찮아’ 등 한국 드라마들이 넷플릭스를 통해 해외에 방영되면서 한국 드라마에 대한 외국인 선호도가 높아졌고, 드라마 ‘킹덤’이나 영화 ‘승리호’ 등을 넷플릭스가 직접 투자까지 해가면서 만들어 K컬처가 더욱 상승세를 탄 것이죠.이에 앞서 영화 ‘기생충’은 지난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이 감독상을 받는 등 4개 부문을 수상했고, 올해는 영화 ‘미나리’에서 열연한 배우 윤여정이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았습니다. 한국 영화에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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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티브 잡스, After 10년…

    지금부터 10년 전 인류는 한 위대한 인물을 잃었습니다. ‘애플 신화’의 주인공 스티브 잡스가 2011년 10월 5일, 56세에 세상을 떠난 것이죠. 잡스는 누구보다 극적이며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고,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기술과 제품을 만들어 내며 세상을 놀라게 했습니다. 세계 정보기술(IT)의 흐름을 한순간에 바꿔놓은 잡스는 그야말로 ‘혁신의 아이콘’이었습니다.잡스는 1976년 애플을 창업하며 PC 시대를 앞당겼습니다. 그가 만든 매킨토시는 컴퓨터에 명령어를 입력하는 대신 마우스로 화면에 뜬 아이콘을 클릭하는 것만으로도 실행이 가능하도록 해 누구나 쉽게 PC를 사용할 수 있게 했습니다. 그가 고안한 컴퓨터 운영체계(OS)는 당시 OS시장을 장악하던 마이크로소프트가 받아들여 ‘윈도’로 개량했고 이는 현재 세계 PC의 9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사업 부진으로 애플에서 쫓겨나야 했던 잡스는 애니메이션 사업에 뛰어들어 ‘토이스토리’ 등 애니메이션 영화를 흥행시키며 또 한 번의 성공을 거둡니다. 이어 1997년에는 경영난을 겪던 애플에 다시 영입됐고 아이팟 아이튠즈 등 혁신적인 IT 제품을 만들어 냈습니다. 그리고 2007년 잡스는 아이폰이라는,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기기를 내놔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합니다.아이폰은 간단한 화면 터치만으로 작동하며, 쓰고 싶은 응용프로그램(앱)을 자유롭게 설치했다가 삭제하는 등 편리함을 제공했습니다. 특히 PC로 하던 인터넷을 휴대전화로도 할 수 있게 함으로써 집이나 사무실이 아닌 어느 곳에서도 세상과 연결하게 해 줬습니다.아이폰이 나온 이후 사람들은 쇼핑을 비롯해 일상의 대부분을 스마트폰 하나로 해결할 수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