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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사계절 속 서울…이방인이 포착한 우리의 삶

    서울을 다녀간 해외 유튜버들이 “깨끗하다. 질서를 잘 지킨다. 안전하다. 음식이 맛있다”고 칭찬하면서 “고대와 현대가 잘 어우러진 점, 도심에서 바로 산에 오를 수 있는 점, 깨끗하고 편리한 지하철, 빠른 통신”에 놀라움을 표한다.사계절을 지낸 외국인은 어떻게 생각할까. <한국에 삽니다>를 쓴 안드레스 솔라노는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태어난 작가로, 영국 문학잡지 ‘그랜타’가 2010년 ‘스페인어권 최고의 젊은 작가 22인’ 중 1명으로 선정한 인물이다.콜롬비아는 한국전쟁 때 남미에서 유일하게 군인을 파병한 나라다. 안드레스는 2007년 첫 장편소설 <나를 구해줘, 조 루이스>를 발표한 이후 한국전쟁 콜롬비아 참전용사를 다룬 <네온사인 공동묘지>를 펴낸 바 있다.<한국에 삽니다>는 콜롬비아에서 먼저 발간되어 2016년 ‘콜롬비아 도서관 소설문학상’을 받았다. 한국에서는 안드레스의 아내인 이수정 씨가 번역해 2018년 출간됐다. ‘서울 이태원 4계절 체험기’부터 책과 영화, 작가와 작품에 대한 평, 세계 여행 기록, 콜롬비아에서의 삶까지 광범위하게 담겨 있다. “버스는 오전 일곱 시에 부산 터미널을 출발했다. 흰 벽에 붓을 칠하듯 경부고속도로를 활주했다”로 시작하는 첫 문장부터 문학적 향취를 듬뿍 풍기는 책이다. 이태원에서 사계절 보내기서울 이태원에 도착한 30대 중반의 안드레스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집 앞에 짐을 내려놓고 부동산 중개소로 열쇠를 가지러 간 것이다. “보고타였다면 광장의 비둘기가 떼로 몰려와 한 줌의 쌀알들을 먹어 치우는 사이에 이미 가방은 없어졌을 것이다”라고 감탄한다.서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