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가덕도 신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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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주차용량 200본' vs '주차용량 200대'
2023년 12월 부산 가덕도 신공항의 운명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2030 부산 엑스포’ 유치가 실패로 끝나자 신공항 건설사업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정부는 가덕도 신공항에 3500m 규모의 활주로 1본을 조성해 기존 3200m, 2700m 활주로 2본을 갖추고 있는 김해공항과 연계한다는 계획이었다.” 생활 속 낯설고 어려운 단위어 ‘본’우리말 중에 어디서 들어본 듯한데 “이게 맞나” 싶은 표현이 있다. 활주로 개수를 말할 때 쓰는 ‘본’도 그중 하나다. 우리말에서 이 ‘본’의 쓰임새는 의외로 다양하다. 그러면서도 특정 표현에선 용법이 통일되지 못하고 여러 말로 쓰인다. 단일한 쓰임새로 굳어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일종의 ‘방황하는 말’이라고 할 만하다.한자어 ‘본’은 本(밑 본)에서 온 말이다. 이 글자는 본래 木(나무 목) 자의 아랫부분에 점을 찍어 ‘나무의 뿌리’를 가리키기 위해 만들어졌다. 여기에서 사물을 구성하는 토대라는 의미에서 ‘근본’ ‘밑바탕’이란 뜻이 나왔고 다시 고향, 관향(시조가 난 곳. “본이 어디냐?”라고 할 때 쓰는 말이다)을 가리키는 말이 됐다. 나무에서 비롯된 글자라 자연스럽게 ‘초목을 세는 단위’로도 쓰인다.‘본’은 명사, 의존명사, 관형사, 접두사, 접미사 등으로 쓰여 우리말을 풍성하게 해준다. 본보기, 본전 등을 뜻하는 말 ‘본’은 명사다. 소나무 10본, 채송화 30본 같은 데서는 단위를 나타내는 의존명사로 쓰였다. 본 협회니 본 사건이니 할 때는 관형사다. 본계약, 본고장 등에서는 접두사이며, 인쇄본이나 교정본 따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