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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기타
황금보다 비쌌던 보라색 염료
과거 자연 상태에서 색깔을 표현하는 염료를 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19세기 이후 화학공업이 발달하면서 많은 인공 염료가 개발되기 이전에는 대부분의 사회에서 표현할 수 있는 색상에 제약이 많았다. 특히 검은색 계열에 비해 푸른색을 비롯한 각종 희귀 색상을 표현하는 염료는 구하기가 더욱 힘들었다. 그러다 보니 귀한 색상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은 귀족의 특권이었고, 특정 색상은 고귀한 신분과 직접적으로 연결됐다.오늘날까지 색을 구현하는 게 희귀한 일이었다는 흔적이 짙게 남은 색상으로는 자주색(보라색)을 꼽을 수 있다. 영어에서 고귀한 혈통, 부유한 탄생을 가리키는 표현으로 “자주색 속에서 태어났다(born in the purple)”란 문구가 있다. 이 말은 비잔티움 제국(동로마제국)의 황녀가 자주색 옷감을 두른 방 안에서 아이를 낳은 데서 유래한 것이라고 한다.비잔티움 제국에선 황제의 자식들에 대해 문자 그대로 “자주색 속에서 태어난 자”라는 뜻을 지닌 ‘포르퓌로게네토스(Πορφυρογέννητος)’라고 불렀다. 바실레우스(비잔티움 제국의 황제 호칭)의 자식 중에서 콘스탄티노플의 대궁전 내에 별도 공간으로 만든 자줏빛 방인 포르퓌라(Πορφύρα)에서 태어난 아이들만 왕위 계승권을 주장할 수 있었다.비잔티움 제국의 역사가 안나 콤네노스의 묘사에 따르면 이 자줏빛 방은 마르모라해와 보스포루스 해협을 굽어보고 있었고, 바닥부터 벽면까지 황실의 색깔인 자줏빛으로 도배돼 있었다고 한다. 오늘날에도 어두운 자주색의 영어 색상명이 ‘비잔티움(Byzantium)’이기도 하다.이처럼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