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여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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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열에 아홉은 틀리는 '하여금'의 용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월 취임 전부터 ‘파나마운하 운영이 중국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있다’면서 되찾아오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결국 지난 4일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미국 블랙록으로 하여금 파나마운하 운영권을 보유한 홍콩계 허치슨포트홀딩스의 지분 90%를 인수하기로 했다.” 트럼프 2기가 시작되면서 미·중 패권 경쟁이 더욱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파나마운하를 둘러싼 운영권 갈등도 그중 하나다. 예문의 두 번째 문장에는 우리말 ‘~로 하여금’ 용법을 이해하기 위해 주목해야 할 오류가 있다.‘~로 하여금 ~하게 하다’로 짝을 이뤄우선 문장의 골격만 추려보면, “블랙록으로 하여금 지분 90%를 인수하기로 했다”이다. 일단 목적어와 서술어는 금세 눈에 띄는데 주어는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생략됐다는 뜻인데, 문맥상 앞 문장에 나온 ‘트럼프’로 잡을 수 있다. 그러니 “(트럼프는) 블랙록으로 하여금 ~의 지분 90%를 인수하기로 했다”가 문장의 골격이다.결론부터 말하면 이 문장은 비문이다. 우리말을 정상적으로 구사하는 이들한테는 이 문장이 어색하게 느껴질 것이다. 왜냐하면 ‘~로 하여금’ 뒤에는 ‘~하게 하다’ 꼴이 와야 문장이 온전해지기 때문이다. ‘하여금’은 격조사 ‘-으로’ 뒤에 쓰여 ‘누구를 시키어’라는 의미를 지닌 말이다. ‘~으로 하여금’의 구성으로 쓰여 전체 문형은 ‘~으로 하여금 ~게 하다’, ‘~으로 하여금 ~도록 하다’로 이루어진다. 이때 앞부분은 ‘~를 시키어’, ‘~에게’, ‘~가’로 바꿔 쓸 수 있다.이처럼 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