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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재관의 인문 논술 강의노트

    동양, 윤리·질서에 초점…서양, 이성·계약 중시

    인간 본성을 어떻게 이해하느냐에 따라 ‘도덕’과 사회제도의 성립 방향이 결정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본성에 관한 이론의 이해는 사회구조와 운영 원리를 이해하는 기반이 됩니다. 이에 대해 동서양에서는 다양한 이론이 나타납니다. 동양철학은 서양철학에 비해 윤리와 사회질서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따라서 동양에서 사회적 조화를 이룰 인간 본성에 대한 탐구가 상대적으로 더 두드러집니다. 예를 들어 맹자는 인간의 선한 본성을 강조했습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인간은 네 가지 선한 마음인 사단(측은지심, 수오지심, 사양지심, 시비지심)을 갖고 있으며 양지와 양능을 지니고 있으므로 잃어버린 본심을 되찾고 선한 본성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사회를 바람직하게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반면 순자는 인간의 타고난 성정이 악하며 선함은 인위적 노력의 결과라고 분석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예치와 법치 사상이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노자와 장자는 인간 본성에 선악이 없으며 흐르는 물과 같이 외적 환경에 따라 흘러갈 뿐이라고 주장합니다. 이는 인간의 무지함이 아니라 인위적인 사회질서의 부자연스러움을 지적하는 논리입니다.한편 서양에서는 존재론과 인식론이 주되게 다루어지며 근대에 들어서도 본성보다 사회계약과 자유, 이성에 관한 논의가 주를 이룹니다. 하지만 본성에 대한 논의가 적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어 홉스는 인간의 이기성을 강조했습니다. 본성에 관한 고대철학에서의 사상으로부터 여러 철학적 계보를 거치며 데카르트, 흄, 칸트 같은 철학자들이 인간을 분석하는 철학을 발전시켜왔습니다.인간 본성에 관한 고민은 철학사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