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테일의 힘 의사는 처방하고 환자는 처방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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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의사는 '처방하고' 환자는 '처방받는다'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기소된 오재원에게 두산 선수 8명이 수면제를 대리 처방해준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경찰이 전 프로야구 선수 오재원에게 수면제를 대리 처방해준 혐의를 받는 두산 베어스 소속 등 야구 선수 8명에 대한 내사에 착수했습니다.” 전 국가대표 야구 선수를 둘러싼 충격적인 마약 사건 소식이 지난 4월 내내 이어졌다. 이 사건과 관련해 ‘대리 처방’ 기사가 연일 전해지면서 우리말의 ‘비정상적’ 사용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능동과 피동 구별 안 해 ‘우리말 왜곡’독자들은 “두산 선수 8명이 수면제를 대리 처방해준 사실”, “대리 처방해준 혐의”, 이런 대목에서 뭔가 탁 걸리는 게 있을 것이다. 선수들이 ‘대리 처방’해줬다는 게 무슨 뜻일까? 진료 시 ‘처방’은 의사가 한다는 것을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에겐 이 대목이 이상한 것이다. 사건 초기에 많은 언론보도에서 ‘후배 선수들이 대리 처방했다’는 표현을 사용했다. 사실은 “대리 처방받아준” 것이다. 이를 ‘처방하다’로 해 우리말 용법을 왜곡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사건의 의미를 파악하는 데 방해물로 작용했다. 커뮤니케이션 실패의 단서가 된 것이다.‘처방하다’는 능동사고 ‘처방받다’는 피동사다. 우리말에서는 능동사를 피동사로 쓰고 싶을 때 ‘-이/-히/-리/-기’ 같은 피동접미사를 붙인다. 또는 ‘-하다’ 동사류는 ‘-하다’ 부분을 ‘-받다/-되다/-당하다’ 같은 피동접미사로 바꿔 피동사를 만들기도 한다. ‘처방하다’와 ‘처방받다’는 한국인이라면 굳이 설명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