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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철수 쌤의 국어 지문 읽기

    'A가 아니라 B', 'A 즉 B' 문장 구조를 이해하자

    미적 실재론에 따르면 미적 속성은 대상에 실재한다. 이는 어떤 미적 속성에 대한 미적 판단이 객관적으로 참일 때, 그 미적 속성이 실재한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미적 실재론은 우리가 베토벤의 ‘운명 교향곡’에 대해 장엄하다는 미적 판단을 내리는 데 모두의 의견이 일치하는 경우 ‘운명 교향곡’의 실제 속성 중 하나가 장엄함이며, 우리 모두 그것을 지각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그런데 우리 중 일부가 ‘운명 교향곡’을 두고 무기력하다는 미적 판단을 내릴 수도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해 미적 실재론은 우리 중 일부가 그들이 가진 난청과 같은 지각적 문제 혹은 미적 감수성의 부족 때문에 ‘운명 교향곡’의 실제 속성을 보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미적 반실재론은 대상에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미적 속성을 인정하지 않는다. 미적 판단은 대상에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속성을 알아차리는 것이 아니라 감상자의 주관적 반응에 관한 것이라고 본다. ‘운명 교향곡’에 대한 미적 판단이 일치하는 이유는 우리가 모두 비슷한 미적 감수성을 형성했고, 그 결과 그 음악에 비슷하게 반응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즉 미적 판단의 일치가 일어난 것은 비슷한 감수성을 지닌 사람들이 비슷한 방식으로 반응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미적 반실재론은 미적 판단의 불일치가 발생하는 이유를 미적 감수성이 서로 다른 사람들이 대상에 대해 각기 다르게 반응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미적 실재론과 미적 반실재론은 이러한 입장 차이에도 불구하고 미적 판단이 정당화가 요구되는 진술이라고 생각한다는 점에서 서로 의견이 일치한다. ‘운명 교향곡’에 대한 미적 판단을 정당화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