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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지털 이코노미

    기술은 발전 속도보다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더 중요해

    어쩌면 기술에 대한 지나친 낙관론의 시대를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오늘날 기술이 발전하면 불평등 문제가 사라지고,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으며, 심지어 빈곤까지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을 찾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다. 인공지능(AI)의 발전이 두려워 잠시 멈추기보다 인류가 누릴 풍족한 미래를 생각하며 일단 진행하고, 문제는 나중에 다듬어가자는 주장도 같은 맥락이다. 18세기 영국과 21세기 실리콘밸리기술에 대한 낙관론이 오늘날에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공장 시스템이 막 도입되기 시작한 18세기에도 마찬가지였다. 많은 고용주는 공장 시스템을 환영했다. 숙련 직조공이 하던 업무를 잘개 쪼갠 뒤 핵심 부분을 새로 도입한 기계가 담당하도록 할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필요한 단순 반복 업무는 여성과 아동을 비롯한 저숙련 노동자를 고용해 하루 10시간 이상 일하게 했다. 공리주의자의 창시자로 알려진 제러미 벤담도 이러한 공장 시스템의 도입을 환영했다. 일부 사람이 약간 힘들어지는 대신 다른 일부 사람이 훨씬 더 큰 이득을 얻을 수 있다면 사회의 효율성이 개선되는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생각은 오늘날 실리콘밸리의 주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 신기술은 인간의 생산성을 높여주고, 경제 전반으로 확산된다면 효율성과 생산성이 크게 증가된다는 주장 말이다. 이러한 세상이 완성되면 사회는 그 이득을 기술의 혜택이 닿지 않던 곳까지 분배할 방법을 찾아낼 것이고, 결국 모든 사람은 기술의 이득을 누릴 것이라고 한다. 약간의 의문이라도 발생하려고 하면 이는 피할 수 없는 물결이니 받아들여야 한다며 말문을 막아선다. 기술 발전에도 더딘 생산성 증가하지만 역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