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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무거움과 가벼움 사이 오가는 현대인의 자화상

    소설을 읽지 않는 사람들도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라는 제목만큼은 익숙할 것이다. 제목이 수없이 패러디되는 이 소설을 읽지 않고 버티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읽는 세계문학 톱5 안에 들기 때문이다. 은 교보문고가 발표한 2023년 상반기 종합베스트셀러 42위를 차지했는데, 이는 세계문학 가운데 가장 높은 순위다. 이 소설은 2018년 국내 판매 100만 부를 달성했다. 지난해 고려대 재학생 커뮤니티 ‘고파스’가 선정한 ‘고대생 인생 책 톱5’에서 헤르만 헤세의 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체코 출신 작가 밀란 쿤데라가 1984년 발표한 이 작품은 영화 ‘프라하의 봄’ 원작이기도 하다. 일단 이 작품은 전통적인 소설 문법과 다소 차이가 있다. 소설 속의 ‘나’가 수시로 등장해 다양한 지식을 뽐내고, 등장인물을 평가하는가 하면, 역사적 사건에 대한 견해를 피력한다. ‘나’는 다름 아닌 금세기 최고의 작가로 평가받는 밀란 쿤데라. 독특한 서술법과 작가의 깊고 넓은 경지가 내내 이어진다.진한 연애와 현실적 애환이 교차이 소설에는 진한 연애와 소련에 점령당한 체코인의 애환이 얽혀 있는가 하면 밀란 쿤데라의 독특한 성경 해석과 미학적 취향이 담겨 있다. 한마디로 매우 재미있고 유혹적이면서 세상을 다양하게 해석하도록 만드는 작품이다. 체코, 스위스, 독일, 미국 사람들이 소련에 점령당한 동유럽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살펴볼 수 있다. 우선 ‘1968년 프라하의 봄’을 비롯한 당시 동유럽 상황을 숙지한 다음 독서에 들어가면 훨씬 이해가 편할 듯하다. 대칭적인 사항을 통해 세계를 다각도로 검토해볼 명제를 던진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우선 인생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