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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관형어 남발이 가져온 일탈적 문장들

    2020년 10월 이건희 삼성 회장이 타계한 뒤 상속세와 관련한 쟁점 몇 가지가 세계적 주목을 받았다. 그중 하나가 그가 남긴 미술품으로 상속세를 낼 수 있는지였다. 이 회장은 생전에 수집한 국보급 미술품을 사회에 기부하기로 하고 떠났다. 하지만 우리 세법에서 미술품이나 골동품으론 상속세를 납부할 수 없다. 현금이나 부동산, 유가증권만 가능하다. “정부는 부동산이나 유가증권과 비교할 때 미술품은 객관적 가치를 산정하기 어렵다는 설명을 했다.”‘~라는 설명을 하다’와 ‘~라고 설명하다’이 대목에서 우리나라도 영국 프랑스 일본 등과 같이 미술품으로 상속세를 낼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여론이 힘을 받기도 했다. 우리 관심은 이를 전한 한 언론보도문에 쓰인 ‘~어렵다는 설명을 했다’ 부분이다. 이 서술부는 ‘~어렵다고 설명했다’라고 하는 것과 무슨 차이가 있을까? 부사어를 써야 할 때 습관적으로 관형어를 쓰는 경향이 있다. ‘각별히 신경 쓰다’ ‘톡톡히 재미 봤다’라고 할 것을 ‘각별한 신경을 쓰다’ ‘톡톡한 재미를 봤다’라고 하는 식이다. 부사어를 써야 서술어가 살아나 문장에 리듬이 생기고 글이 탄탄해지는데, 무심코 관형어로 연결하는 것이다. 글쓰기에서 부사어의 관형어화는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다고 설명하다’ 문구를 ‘~다는 설명을 하다’로 쓰는 것도 그중 하나다. 우선 ‘~다고 설명하다’의 문법 구조를 알아보자. 이때 ‘-고’는 앞말이 간접 인용되는 말임을 나타내는 격 조사다. 이 용법은 글쓰기에서 아주 흔히 쓰이므로 잘 알아둘 필요가 있다. “아직도 네가 잘했다고 생각해?” 같은 데 쓰인 ‘-고’가 그것이다. 이때 앞말이 직접 인용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