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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학과 놀자

    춤·날갯소리 등으로 꿀의 종류·방향·위치 알려줘

    몸을 얼어붙게 했던 추위가 물러가고 따스한 봄기운이 다가오면서 우리 마음과 행동이 조금 풀린 듯하다. 봄은 사람뿐만 아니라 주변 동식물의 기운을 돋우는 계절이기도 하다. 특히 겨우내 숨죽이고 움츠렸던 꿀벌에게는 꽃가루와 꿀을 찾아 분주히 돌아다녀야 할 계절이다.이른 아침, 벌통에서 나온 200~300마리의 정찰벌은 빠른 속도로 흩어져 꽃을 찾아다닌다. 원하는 꿀과 꽃가루를 찾은 정찰벌은 신속히 벌통으로 돌아와 주변 동료에게 자기가 가져온 꿀의 향기, 맛, 위치를 알려준다. 그런데 사람처럼 말과 글이라는 정보를 전할 수단이 없는 꿀벌은 어떻게 꽃의 위치를 알려주는 것일까?양봉가와 박물학자들은 수세기 동안 꿀벌이 먹이의 위치를 동료 일벌에게 전달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 방법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꿀벌의 언어를 처음으로 밝혀낸 사람은 오스트리아의 동물학자 카를 폰 프리슈(Karl von Frisch·1886~1982)다. 귀족 집안에서 태어난 덕분에 프리슈는 자신의 넓은 농장에서 꿀벌을 키우며 꿀벌의 생리를 연구했다. 프리슈는 특정 벌의 등에 페인트를 칠해 표시한 뒤 그 벌들이 꿀이나 새로운 집터를 발견했을 때 어떻게 행동하는지 관찰했다. 프리슈는 꿀벌들이 두 가지 형태의 춤을 춘다는 사실을 알아냈는데, 원을 그리면서 추는 원형 춤(round dance)과 8자 모양으로 돌며 추는 8자 춤(tail-wagging dance or waggle dance)이 바로 그것이다.원형 춤<그림1>은 목적지가 100m 이내에 있을 때 추는 춤으로, 방향을 나타내지 않고 일정하게 원을 그리며 돈다. 정찰벌이 춤을 출 때 다른 일벌은 몸을 바짝 붙여 춤을 따라 추며 먹이의 종류와 거리(원을 그리는 속도로)를 터득한다.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