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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지털 이코노미

    혁신적 아이디어가 실패하는 이유는?

    총알은 1초에 400m를 날아간다. 가장 좋은 괘도를 그린다면 3㎞는 충분히 날아갈 수 있다. 총알이 앞으로 나가는 힘은 화약에서 나온다. 방아쇠를 당길 때 폭발하는 힘이 총알을 튀어나가게 한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뾰족하게 만들어진 총알의 모양이다. 총알이 날아갈 때 발생하는 마찰력의 영향이 최소화되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총알이 그토록 빠르고 정확하게 날아갈 수 있는 건 화약으로 추진력을 얻었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 모양이 공기역학적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총알은 자신을 방해하는 마찰력을 줄일 수 있는 구조로 돼 있다. 공기역학은 고려하지 않고 엔진의 힘만 생각하면 제대로 날아가는 비행기를 만들 수 없다.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실제로 구현되는 일이 매우 드문 이유도 비슷하다. 아이디어의 매력만 강조할 뿐 이를 가로막는 요인은 고려하지 않는다.맞춤형 소파를 만드는 한 스타트업이 있다. 이들은 디지털로 정교하게 구현된 홈페이지를 이용해 기존 맞춤형 소파 회사보다 75%나 싼 가격에 제작이 가능했다. 자기만의 가구를 갖고 싶어하는 젊은 세대에게 엄청난 환호를 받았다. 하지만 결제 단계에서 모두 주문 버튼을 누르지 않고 사라져버리는 게 문제였다. 이유는 엉뚱하게도 기존 소파에 있었다. 쓰던 소파를 어떻게 처분할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새로운 소파의 주문을 막아버린 것이다. 이 무거운 소파를 내가 직접 밖으로 옮길 수 있을지, 쓰레기차가 가져가는 것인지 등에 대한 우려가 새로운 소파 구입을 방해했다. 이처럼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라도 언제나 마찰이 존재한다. 로런 노드그런 캘로그경영대 교수는 이런 마찰을 고려하지 못하면 그 누구도 생각한 적 없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