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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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웹 '어른이 되는 법' 깨치며 상처 치유한 열일곱 니은이
17세에 부모를 잃고 세상에 혼자 남는다면? 너무 슬프고 가슴 답답해 상상조차 하기 싫은 상황이다. 《꽃피는 고래》의 주인공 주니은이 그런 일을 당했다. 부모님이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자 사흘장을 치른 뒤 비몽사몽 1주일을 보낸 니은은 학교에 가기 위해 집을 나선다. 하지만 늘 가던 길을 헷갈리면서 사흘 내리 엉뚱한 곳에 닿고 만다. 이해할 수 없는 현실 앞에서 무섭고 혼자 남은 공간이 두려워진다.주인공이 지독하게 아픈 상황이다 보니 독자의 마음도 동시에 욱신거리며 내내 안쓰러운 마음으로 함께하게 된다. 제발 니은이가 힘내기를 응원하면서 읽고 나면 마음이 한 뼘 더 자란 자신을 만나게 되는 소설이다.니은은 혼자 견뎌야 하는 서울을 떠나 부산 이모 집에 갔다가 울산 고모 집으로 향한다. 거기서도 숨이 막혀 비어 있는 할아버지 집이 자리한 처용포를 찾는다. 할아버지의 친구들이 아직 살고 계신 처용포는 아빠가 자란 고향이고 니은이 가족과 종종 갔던 곳이다.김형경 작가는 어린 시절 멱을 감았고, 다슬기가 지천이던 고향의 강이 어느 틈엔가 흰 거품이 끓고 나쁜 냄새가 나는 것에 충격과 상실감을 느껴 소설을 구상했다고 한다. 니은이 찾은 소설 속 처용포는 고래잡이로 유명했던 울산 장생포를 모델로 삼았다. 장생포와 처용신화를 접목한 허구의 공간 처용포는 공업단지에서 뿜어내는 공해에 휩싸인 채 고래박물관 조성을 위해 애쓰는 곳이다. 어른들의 보살핌으로 힘을 얻다처용포에서도 니은은 아무 데서나 픽픽 쓰러질 정도로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따뜻한 동네 사람들의 사랑 속에 차츰 기력을 회복하는데, 특히 할아버지의 친구인 장포수 할아버지와 왕고래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