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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소득 높아지면 떨어져야 하는데…엥겔지수, 21년 만에 최고
1875년 근로자 가계지출 통계를 들여다보던 독일의 통계학자 에른스트 엥겔은 저소득층일수록 지출 총액에서 식료품비의 비율이 높고, 고소득층일수록 낮아진다는 점을 발견했다. 그는 이 현상을 자신의 이름을 따 ‘엥겔의 법칙’이라고 불렀다. 그리고 가계 소비지출에서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엥겔지수(Engel’s coefficient)’라고 이름 붙였다.엥겔의 법칙이 나타난 원인은 식료품의 특성 때문이다. 식료품은 소득이 많든 적든 반드시 일정량을 소비하게 된다. 다른 건 다 줄여도 먹는 것을 줄이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돈이 많으면 비싼 산해진미를 마음껏 먹을 수는 있겠지만 무한정 섭취할 수도 없다. 일정 수준 이상을 소비할 필요가 없는 상품이기도 하다. 통상 엥겔지수가 20% 이하면 상류층, 25~30%는 중류층, 30~50%는 하류층, 50% 이상이면 극빈층 등으로 분류한다. 가계 소비의 13.3%, 먹는 데 썼다국내 엥겔지수가 21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 1분기 가계의 국내 소비 지출액은 217조7558억원(명목 기준)으로 집계됐다. 이 중 식료품과 비(非)주류음료 지출은 29조166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1분기 엥겔지수는 13.3%였는데, 지난해 4분기보다 0.1%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분기 기준으로 2000년 2분기의 13.5% 이후 가장 높았다.보통 엥겔지수는 국민 소득이 높아질수록 하락한다. 소득이 늘어날수록 먹거리보다는 문화·여가 생활에 적극적으로 지갑을 여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국내 엥겔지수는 1990년 20%대에 달하던 것이 2019년 11.4%로 꾸준히 내려갔다. 하지만 지난해 12.9%로 반등한 데 이어 올 들어 더 상승했다.코로나19 확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