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형어 남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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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정치인 출신의 홍길동'이 어색한 까닭
《혈의 누》는 1906년 나온 우리나라 최초의 신소설이다. 이인직이 ‘만세보’ 주필로 있으면서 연재한 소설인데, 원래 제목은 ‘혈의루’였다. 당시만 해도 한글 맞춤법은 개념도 없었고 띄어쓰기도 잘 몰랐다. 말의 구조는 더 이상하다. ‘혈(血)의 루(淚)’라고? ‘피의 눈물’이란 뜻인데 우리말은 이런 식으로 하지 않는다. 한자어로 한다면 ‘혈루’이고, 순우리말로 하면 ‘피눈물’이다. 그게 우리말다운 표현이다. ‘정치인 출신인 홍길동’이 좋은 표현우리말은 명사로 연결된다. 명사가 잇따를 때 많은 경우 중간에 관형격 조사 ‘-의’를 넣지 않는다. ‘우리의 소원’이 아니라 ‘우리 소원’이고, ‘실력의 향상’이 아니라 ‘실력 향상’이라고 한다. 작은 차이지만 그게 간결하고 자연스럽다. ‘회사의 발전을 위해~’가 아니라 ‘회사 발전을 위해~’ 식으로 말하고 쓰는 게 좋다. 그럴 때 문장성분 간의 연결이 더 긴밀하고 글의 흐름도 빨라진다.한때 ‘나의 생각’이나 ‘우리의 소원’ 같은 것을 일본어투니 한문 번역투니 해서 쓰지 말자는 주장이 널리 받아들여지던 시절이 있었다. 지난 시절 우리말 진흥을 위해 그런 지적이 필요한 적이 있었고, 실제로 이는 우리 말글 발전에 일정 부분 기여했다. 요즘은 이런 주장에서 조금은 자유스러울 정도는 된 것 같다. 그만큼 우리말에 대한 인식도 커졌고 우리말 자체도 많이 발전했다는 뜻이다. 그보다 더 중요한 본질은 우리말을 건강하게 과학적으로, 경쟁력 있는 언어로 육성하기 위해 ‘-의’ 사용을 줄이자는 데 있다. 이는 우리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