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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에 소송 걸면 돈이 되더라…치밀하고 집요해진 '특허괴물'
삼성전자는 지난해 4월 미국 텍사스에 본사를 둔 TBT라는 업체에서 “당신들은 우리가 보유한 반도체 특허 세 건을 침해했다”고 적힌 문서를 받았다. TBT는 반도체를 만드는 곳이 아니다. 개인과 기업이 보유한 특허를 대규모로 매입한 다음 이를 침해했다고 판단되는 기업에 소송을 걸어 수익을 올린다. 이런 회사를 ‘특허관리전문회사(NPE)’라고 한다. TBT가 갖고 있다고 밝힌 특허는 삼성전자의 경쟁업체인 대만 TSMC에서 사들인 것이었다. 합의금으로 먹고사는 ‘특허 부자들’특허는 발명자의 권리를 보호해 기술 개발을 장려하고 산업 발전을 촉진한다는 취지로 운용되는 제도다. 누군가 특허권을 침해하면 “해당 기술 사용을 중단하라”거나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쓰라”고 요구할 수 있다. 이런 특허제도의 특성을 활용해 남다른 방식으로 돈을 버는 기업이 바로 NPE다. 이들은 특허가 많지만 생산활동은 전혀 하지 않는다. 합의금이나 로열티를 받아내는 도구로 활용할 뿐이다.산업계는 이들 NPE를 북유럽 신화에 등장하는 괴물에 빗대 ‘특허괴물(patent troll)’이라 부른다. 특허를 마구잡이로 확보해 덫을 쳐놓고, 누구든 걸리기만 하면 돈을 요구한다는 부정적 뉘앙스가 가득 담긴 표현이다. 특허제도의 본래 목적에 어긋나게 산업 발전을 방해하는 존재라고 비판받기도 한다.특허괴물의 주 무대는 정보통신기술(ICT) 업종이다. 특히 한국 기업을 노린 소송이 급증 추세다. 국내 기업이 주도하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의 시장이 커지면서 거액의 배상금을 노린 NPE들이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자율주행차, 바이오 등에서도 NPE 활동이 활발해질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