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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학과 놀자

    매운맛은 미각 아닌 온도·통증이 혼합된 감각

    지난 10월 기네스 세계기록(Guinness World Records)은 고추 품종 중 하나인 '페퍼X'가 세계에서 가장 매운 고추에 등극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페퍼X를 개발한 사람은 미국 퍼커버트 페퍼 컴퍼니 설립자인 에드 커리다. 그는 페퍼X 이전 매운 고추 챔피언이었던 품종 '캐롤라이나 리퍼'를 만든 인물로, 자신이 세운 기록을 스스로 경신했다. 기네스 세계기록에 따르면 페퍼X의 스코빌지수는 269만3000SHU다. 이는 캐롤라이나 리퍼 맵기(164만 SHU) 1.6배 수준이다. 미각은 액체 상태의 화학물질이 혀 등의 미각 수용체를 자극했을 때 생긴 ‘맛 정보’가 신경계를 통해 대뇌에 전달되는 과정이다. 사람이 느낄 수 있는 맛은 수백 가지이지만, 혀가 느끼는 순수한 맛은 단맛, 쓴맛, 신맛, 짠맛, 감칠맛 등 다섯 가지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매운맛’은 포함지 않는다. 이유가 뭘까. 매운맛과 관련된 화학물질이 미각 수용체가 아닌 온도나 통증을 감지하는 수용체 TRPV1에 붙기 때문이다. 매운 음식을 먹으면 덥거나 얼얼함을 느끼는 게 증거다. 결국 매운맛은 맛이라기보다 혀가 뜨거움과 차가움 그리고 아픔을 느끼는 감각을 일컫는다. 매운맛이 온도와 통증이 섞인 감각이라는 사실은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 데이비드 줄리어스 교수가 밝혀냈다. 줄리어스 교수는 TRPV1 수용체가 제거된 생쥐들이 그렇지 않은 쥐보다 뜨거운 물에 둔감하게 반응한다는 실험 결과를 토대로 당시 통증만 감지한다고 알려졌던 TRPV1 수용체가 온도 감지에도 관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더불어 TRPV1 수용체는 주변 온도가 대략 42℃를 넘었을 때 활성화된다는 것도 알아냈다. 줄리어스 교수는 1997년 이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에 발표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