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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숫자로 읽는 세상

    "美경제 골디락스 신호" vs "침체 불가피"

    미국 월가에서 ‘골디락스(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은 이상적인 경제 상황)’ 논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발단은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고용지표였다. 신규 고용이 예상보다 늘어난 반면 임금인상률은 전망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반론도 만만치 않다. 절대적인 기준으로 물가는 높은 수준인 데다 쉽게 떨어지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따라 미 중앙은행(Fed)이 금리를 높은 수준으로 오랫동안 유지하면 경기 침체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여전하다. 커지는 골디락스 기대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시간당 평균 임금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4.6%였다. 시장 추정치(5.0%)보다 낮은 수치다. 2021년 1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기도 하다. 전월보다도 0.3% 올라 전망치(0.4%)를 밑돌았다.임금 상승률이 둔화했음에도 고용 시장은 견고했다. 12월 실업률은 전월(3.6%)보다 0.1%포인트 하락한 3.5%였다. 비농업 일자리는 전년 대비 22만3000개 늘었다. 시장 전망치(20만 개)를 크게 웃돌았다. 고용은 강하게 유지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임금 상승세)이 꺾인다면 골디락스가 올 것이란 기대가 커졌다.지난 9일(현지시간) 발표된 기대 인플레이션 지표도 둔화했다. 뉴욕연방은행은 12월 소비자전망 설문조사 결과 1년 후 기대인플레이션율이 5.0%로 전월(5.2%)보다 0.2%포인트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021년 7월 이후 최저치다. 소비자들이 자주 구매하는 휘발유와 식료품 물가 전망이 다소 누그러진 것이 기대인플레이션 둔화로 이어졌다.블룸버그 이코노미스트인 애나 웡과 엘리자 윙어는 “12월 고용지표는 골디락스의 흔적처럼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레고리 다코 EY파르테논 수석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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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금리인하 없다"는 '파월의 입' 믿지 않는 월가

    미국 월스트리트의 주요 은행 중 70%가 올해 미 경기가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 역풍이 본격화하면서 가계 소비 여력이 줄어서다. 이들 은행은 제롬 파월 Fed 의장이 “2023년 금리 인하는 없다”던 지난해 말 자신의 발언을 뒤집을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하반기에 피벗(정책 기조 전환)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월가 은행 대다수 “美 경기 침체 가능성”월스트리트저널(WSJ)은 월가 ‘프라이머리 딜러(primary dealer)’ 23곳의 이코노미스트를 설문한 결과 16곳(69.5%)이 올해 미국의 경기 침체를 예상한다고 답했다고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프라이머리 딜러는 미국 국채 등을 Fed의 뉴욕연방은행과 직접 거래하는 금융회사로 글로벌 대형사들이다. 내년 경기 침체를 예상하는 두 곳을 합하면 모두 18곳(78.2%)이 침체를 예견했다.이들은 금리 인상, 가계 저축 소진, 부동산 시장 둔화를 경기 침체 유발 요인으로 꼽았다. Fed가 지난해 일곱 차례에 걸쳐 금리를 연 4.25~4.5%로 끌어올린 부작용이 올해 경제에 반영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미국 가계의 초과 저축액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2조3000억달러까지 늘어났다가 이제는 1조2000억달러로 줄었다. 도이체방크 예상에 따르면 오는 10월엔 고갈된다. 그동안 미국 경제를 뒷받침한 소비 여력이 감소할 징후다. 금리 상승으로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면서 역(逆)자산효과도 우려된다. 경기 침체의 징후로 여겨져 온 국채의 장·단기 금리 역전도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은행 대다수는 경기 침체 수준이 심각하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JP모간, 모건스탠리, 크레디트스위스, 골드만삭스, HS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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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트 주말휴업 폐지…대구가 첫 물꼬 텄다, "배달시장 쑥쑥 크는데, 출점 제한 의미있나"

    대구가 2012년 시작돼 10년간 이어진 대형마트 의무휴업 ‘족쇄’ 제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지역 소상공인 단체와의 협의를 거쳐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일요일에서 평일로 바꾸기로 했다.의무휴업일 지정 권한을 가진 지방자치단체와 별개로 정부 차원에서도 관련 규제 완화를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구가 쏘아 올린 대형마트 규제 완화 ‘신호탄’이 전국으로 확산할지 관심이 쏠린다.대구시는 19일 대구 산격동 산격청사에서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 추진 협약식’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전국상인연합회 대구지회, 대구지역 슈퍼마켓협동조합, 한국체인스토어협회 소속 관계자가 참석해 대구 지역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의 평일 전환에 협력하기로 했다.시 관계자는 “의무휴업일 평일 이동은 대구에서 영업 중인 대형마트와 골목상권 관련 이해당사자들이 상생안을 마련한 뒤 곧바로 시행에 들어갈 것”이며 “이르면 내년 1월, 늦어도 3월 전 시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형마트가 한 달에 두 번 의무적으로 쉬도록 하는 것은 2012년 개정한 유통산업발전법에 관련 내용이 담겼다. 이후 10년간 업계에서는 “의무휴업일 지정은 유통 환경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구시대적 규제”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대구시의 대형마트 의무휴업 규제 완화 결정을 주목하는 건 유통업계뿐만이 아니다. 2013년부터 10년 가까이 강력한 출점 규제를 받고 있는 음식점, 제과점 등도 규제 완화 목소리를 높이며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 CJ올리브영 등 직영 위주 대형 브랜드 매장의 출점을 규제하는 &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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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00조 굴리는 국민연금 수익률 -7%…2년치 지급액 한꺼번에 날렸다

    국민 노후자금 900조원가량을 굴리는 국민연금의 기금운용 수익률이 올 들어 9월까지 -7%대를 기록했다. 이 기간 손실액은 총 68조원에 달했다. 국민연금이 수급자에게 지급하는 금액이 올해 30조원 수준으로 예상되는 점을 감안하면 기금 운용 손실로 2년치 지급액을 한꺼번에 날린 셈이다.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지난 9월 말 기준 적립금이 896조6000억원이며 올 들어 9월 말까지 수익률은 -7.06%로 집계됐다고 29일 밝혔다. 지금 추세가 이어지면 2018년 이후 4년 만에 연간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 1999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출범 후 연간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건 2008년과 2018년뿐이었다.자산별 수익률을 보면 국내주식이 -25.47%로 가장 나빴다. 해외주식과 국내채권 수익률은 각각 -9.52%, -7.53%였다. 해외채권과 대체투자는 각각 6.01%와 16.24%의 수익률을 냈다.기금운용본부는 올해 글로벌 주식·채권시장 약세로 전체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기금운용본부 관계자는 “미국 중앙은행(Fed)이 세 차례에 걸쳐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는 등 공격적인 통화 긴축에 나섰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공급망 문제 심화가 발생해 인플레이션 우려가 지속됐다”고 말했다.코스피지수는 올 들어 9월까지 27.61% 하락했고, 미국 S&P500지수는 23.62% 급락했다. 국내외 증시 약세가 국민연금 수익률에도 악재로 작용했다는 것이다.대체투자의 경우 두 자릿수 수익률을 올렸지만, 대부분 이자·배당 수익과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외화환산이익으로 분석됐다. 그나마 연말엔 이 수익률이 조정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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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01% 대기업이 법인세 41% 부담

    한국 법인의 0.01%에 해당하는 103개 기업이 전체 법인세수의 40% 이상을 부담하는 것으로 집계됐다.기획재정부는 22일 참고자료를 통해 법인세 최고세율을 현행 25%에서 22%로 낮추고, 세율을 4단계에서 2~3단계로 축소하는 세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 필요성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했다.정부가 지난 9월 국회에 제출한 세법 개정안은 야당의 반대로 상임위원회에서 논의조차 되지 못하고 있다. 기재부에 따르면 한국 법인세 최고세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일곱 번째로 높다. 홍콩(16.5%), 싱가포르(17.0%), 대만(20.0%) 등 경쟁국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대부분의 국가가 법인세율을 낮추고 있지만, 한국은 반대로 지난 정부에서 22%에서 25%(최고세율 기준)로 올린 결과다. 2008년 이후 법인세율을 인상한 OECD 국가는 한국을 포함해 멕시코, 슬로바키아, 아이슬란드, 튀르키예, 라트비아 등 6개국뿐이다.누진세율 체계로 인해 소수 대기업에 법인세 부담이 쏠리는 문제도 나타나고 있다. 최고세율을 적용받는 과세표준 3000억원 초과 대기업 103개가 전체 세수의 41.0%를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국내 대기업들은 비과세·감면 등을 반영한 법인세 실효세율에서도 해외 경쟁사와 비교해 불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미국 기업은 환급 때문에 마이너스 실효세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자동차업종의 경우 2019년 기준으로 GM이 -2.4%, 포드가 3.6%인 데 비해 현대자동차는 22.9%(2020년)였다. 반도체 및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는 2019년 기준으로 애플이 16.9%, 엔비디아가 -1.7%였고 삼성전자는 21.5%(2020년)였다.도병욱 한국경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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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ECD, 내년 한국 성장률 2.2% → 1.8%로 낮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의 내년도 경제 성장률을 1.8%로 전망했다. 지난 9월에 제시한 2.2%와 비교해 0.4%포인트 낮은 수치다. 세계 경제가 2024년부터 성장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은 이때까지도 1%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OECD는 22일 한국 및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이 담긴 ‘경제전망’ 보고서를 공개했다. 주요 국제기구 가운데 한국의 내년도 경제 성장률을 1%대로 제시한 것은 OECD가 처음이다. 지난달엔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의 내년 경제 성장률을 2.0%로 예측했고, 아시아개발은행(ADB)은 9월 2.3%로 전망했다.국내 연구기관 중에선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 10일 1.8% 예측치를 내놨고, 한국금융연구원은 8일 1.7%로 내다봤다.OECD는 한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하향 조정한 데 비해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은 지난 9월과 동일한 2.2%로 전망치를 유지했다. 그만큼 한국 경제 상황이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 부정적이란 의미다.OECD는 2024년 세계 경제는 2.7%, 한국 경제는 1.9%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 경제가 2년 연속 1%대 이하 성장을 기록한 적은 한국은행이 1954년 성장률을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지난 68년 동안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오일쇼크 영향을 받은 1980년(-1.6%), 외환위기를 겪은 1998년(-5.1%),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0.8%),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0.7%) 등 과거 네 차례의 경제위기 모두 1%대 이하 침체기는 1년에 그쳤다.OECD는 “한국 경제가 성장 모멘텀을 잃었다”고 평가했다. 그 이유로 고물가·고금리로 인한 민간 소비 위축, 글로벌 수요 둔화로 인한 수출 감소 압박 등을 꼽았다.정의진 한국경제신문 기자 NIE 포인트1.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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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인구 80억명 돌파…"15년 후 90억명"

    전 세계 인구가 15일 80억 명을 돌파했다. 빈국의 출산율이 여전히 높아 15년 뒤에는 90억 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다.유엔은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15일 세계 인구가 80억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인류 발전의 이정표”라고 밝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기대수명을 늘리고 산모와 아동 사망률을 극적으로 떨어뜨린 보건 분야의 발전에 경탄한다”고 말했다.세계 인구는 1975년 40억 명에서 47년 만에 두 배로 뛰었다. 1975년 40억 명이던 인구는 1987년 50억 명, 1999년 60억 명, 2011년 70억 명을 넘어섰다.지난 7월 11일 유엔이 ‘세계 인구의 날’을 맞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인구 증가율은 1960년대 초 정점을 찍은 뒤 급격히 둔화해 2020년에 1% 미만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인구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유엔은 기대수명과 가임연령 인구 증가로 세계 인구가 2030년 약 85억 명, 2050년 97억 명으로 늘어나다가 2080년 약 104억 명으로 정점을 찍고 2100년까지 이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세계 인구가 70억 명에서 80억 명으로 늘어나는 데는 약 11년이 걸렸다. 앞으로 10억 명 더 늘어 90억 명이 되는 시점은 15년 뒤인 2037년으로 예측됐다. 유엔은 “세계 인구의 전반적인 성장률이 둔화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2020년 5183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한국 인구는 올해 5162만 명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한국통계청은 세계 인구가 100억 명을 넘어서는 2058년엔 한국 인구가 4360만 명으로 쪼그라들 것으로 관측했다.지역별로는 올해 기준으로 동아시아·동남아시아 인구가 23억 명으로 세계 인구의 29%를 차지한다. 국가별로는 중국과 인도 인구가 각각 14억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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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저에 수입물가 치솟아…日, 4분기 만에 '역성장'

    세계 3위 경제대국 일본의 국내총생산(GDP)이 4분기 만에 마이너스 성장했다. 엔화 약세로 인한 수입 물가 상승이 경제 성장을 짓눌렀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내수 위축도 원인으로 꼽힌다.일본 내각부는 지난 3분기 물가 변동 영향을 제외한 실질 GDP가 전 분기보다 연율 기준으로 1.2% 감소했다고 15일 발표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1.2%)를 크게 밑도는 성적이다. GDP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3분기(-2.5%) 후 처음이다.일본 경제는 지난 2분기까지만 해도 4.6%에 달하는 고성장을 기록했다. 하지만 엔화 약세로 원자재 등 수입 비용이 불어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지난 3분기 수출이 직전 분기보다 1.9% 늘어난 반면 수입은 5.2% 급증했다. S&P 글로벌마켓인텔리전스의 다구치 하루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에 “엔화 가치가 빠르게 하락하면 일본 기업들은 비용 증가로 타격을 받는다”며 “글로벌 경기가 둔화하고 있기 때문에 수출품에 비용을 쉽게 전가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코로나19 재확산으로 소비 심리가 얼어붙은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8월 일본에선 하루 신규 확진자가 20만 명대를 기록했다. 시민들이 외출을 자제하면서 소비가 둔화했다. 지난 2분기 1.3%를 기록한 민간 소비는 3분기 0.3%로 감소했다.허세민 한국경제신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