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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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쌈지무선망'은 왜 다듬기에 실패했나
지난호에선 외래어 남용의 기준을 ‘좋은 우리말 표현이 있는데도 굳이 외래어를 쓴 경우’로 설정했다. 해방 이후 우리말 다듬기의 상당 부분은 이 ‘우리말 대체어’를 찾기 위한 노력이었다. 이 작업은 우리말 살리기에 큰 기여를 했다. 다만 지나치게 명분과 당위에 매몰돼다 보니 때로 현실과 동떨어진 ‘낯선 말’을 내놓아 비판도 많이 받았다. 어설픈 순화어…의미전달 안 되고 표현도 어색일제 강점기 혹독한 우리말 말살정책을 이겨낸 우리 민족이 광복 뒤 우리말 되살리기 운동을 펼친 것은 필연적이었다. 구체적으론 한자와 일본어 잔재의 추방이 급선무로 떠올랐다. 당시 한자파와 한글파 간 갈등은 험악했다. “한글파에서는 비행기를 ‘날틀’로, 이화여자전문학교를 ‘배꽃계집애오로지배움터’로 하자고 한다더라”는 흑색선전이 나온 것도 이때였다. 그릇된 순화어의 예로 흔히 거론되는 ‘날틀’과 ‘배꽃계집…’이 잘못 알려진 데는 사연이 있었다.우리말 살리기 운동을 이끌던 한글학자 최현배 선생은 <우리말 존중의 근본 뜻>(1953년)에서 “우리는 ‘날틀’ 같은 것을 주장한 일도 없거니와 그것은 너무도 졸렬한 새말이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일부러 되잖은 번역을 함으로써, 한자말을 우리말로 옮기려는 운동을 우스운 장난처럼 만들어 이를 조롱하고 방해하려는 태도”라고 분개했다. 한글파의 주장은 學校나 飛行機 식으로 한자를 쓰지 말고 한글로 학교, 비행기라고 쓰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한자파는 이를 이용해 한자말을 억지 토박이말화하려 한다고 왜곡해 선전했다.물론 빌미가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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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100년 만에 되살아난 호칭어 '~ 님'
지난 18일 옛 전남도청 건물 앞.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이 열린 이 자리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이 울려 퍼졌다. 5·18을 상징하는 이 노래는 한때 제목의 ‘임’을 ‘님’으로 해야 하는 것 아니냐를 두고 논란이 많았다. 원래 제목이 ‘님을…’이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임’으로 수렴돼 가는 모양새다. 현행 표준어법상의 표기를 따른 것이다.현행 어법상 ‘님’은 단독으로 못 써우리말에서 ‘님’과 ‘임’의 용법은 의외로 까다롭다. 우선 현행 표준어에서 ‘님’의 쓰임새는 두 가지이다. 하나는 사람의 성이나 이름 뒤에 쓰여 그 사람을 높여 이르는 말이다. 이는 의존명사이므로 앞말과 띄어 쓴다. 요즘 은행 등 접객업소에서 손님에게 “OOO 님” 하고 부르는 게 그것이다. 일부 대기업에서 수평적 사내문화를 촉진하기 위해 도입하고 있는 ‘~ 님’ 호칭도 같은 것이다.다른 하나는 접미사로서의 ‘님’이다. 이때는 높임의 뜻을 더하는 기능을 한다. ‘선생님, 사장님’ 할 때의 ‘님’을 말한다. 또는 대상을 인격화해서 높이기도 한다. ‘해님, 달님, 별님’ 하는 게 그것이다. 특히 이때 ‘해님’을 ‘햇님’으로 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해님’은 파생어(단어와 접사의 결합)이기 때문에 사이시옷 규정(합성어에서 발생)과 관련이 없다. ‘님’이 의존명사이든 접미사이든 분명한 것은 현행 어법에서 ‘님’을 단독으로 쓰지 못한다는 점이다. 언제나 앞말에 의존하거나 접사로 붙어서 존재한다.단독으로 쓰이는 말은 따로 있다. ‘사모하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