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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돕느냐?' '돕냐?'는 맞고 '도우냐?'는 틀려요

    ‘쉬이 잠들지 못하는 현대인을 위해… 세 가지 자연성분 향수로 숙면 도운다.’ 얼핏 지나치기 쉬운 이 문장에는 잘못 쓴 곳이 하나 있다. ‘도운다’가 그것이다. ‘돕다’는 ㅂ불규칙 동사다. 이 말은 활용 시 ‘돕고, 돕는, 도와, 도우면’ 식으로 어간이 불규칙하게 변한다. 이들은 말을 해보면 분명히 드러나니 쓰는 데 염려가 없다. 하지만 ‘도운다/돕는다’를 비롯해 ‘도우네/돕네’ ‘도우냐/돕느냐/돕냐’ ‘도우니/돕니’쯤 가면 헷갈려하는 것 같다. 모두 종결어미란 공통점이 있다.동사/형용사 따라 ‘-느냐/-으냐’ 구별우선 확실한 것부터 짚어 보자. ‘돕다’가 동사인 것은 누구나 안다. 우리말에 어떤 사건이나 사실을 서술하는 데 쓰는 종결어미는 뭐가 있을까? ‘-는다/-ㄴ다/-다’ 정도가 떠오를 것이다. 이들이 붙는 환경이 각각 다르다. ‘먹는다, 웃는다’를 생각하면 동사 뒤에는 ‘-는다’가 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잠을 잔다, 아이가 논다’처럼 동사 중에서도 받침이 없거나 ㄹ받침일 때는 ‘-ㄴ다’가 붙는다. 또 ‘물이 맑다, 하늘이 파랗다’처럼 형용사에는 ‘-다’가 붙는다는 점도 확인된다.이를 굳이 외우지 않아도 된다. 그냥 말로 해보면 안다. 그렇다면 일단 ‘도운다/돕는다’는 답이 나온다. ‘돕다’는 동사이므로 당연히 ‘돕는다’이다(‘도운다’ ×). 물음을 나타낼 때도 ‘돕느냐’가 된다(‘도우냐’ ×). 이 역시 동사에는 ‘-느냐’를, 형용사에는 ‘-으냐’를 붙인다. 이런 방식으로 ‘먹느냐?

  •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하늘이 '파랍니다'는 '파랗습니다'로 써야죠

    근래에는 미세먼지로 맑은 하늘을 보는 게 쉽지 않다. 간혹 파랗게 갠 하늘을 보면 반가울 정도다. “미세먼지가 걷힌 하늘이 파랗습니다/파랍니다.” 이 문장에 쓰인 ‘파랗다’의 어미 활용을 어렵게 느끼는 이들이 있다. 맞춤법 제18항에 나오는 ㅎ불규칙 용언 얘기다. 현행 한글 맞춤법이 시행된 지 30년이 넘었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이 용법을 헷갈려한다. 거기에는 까닭이 있다.맞춤법을 외우려고 하면 더 어려워져한글 맞춤법은 우리말을 한글로 적을 때 적용하는 규칙이다. 일제 강점기 때인 1933년 조선어학회(현 한글학회)에서 제정한 ‘한글 맞춤법 통일안’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 여러 차례 개정을 거쳐 마지막으로 1988년 문교부(현 교육부)에서 확정 고시해 쓰고 있는 게 현행 맞춤법이다.그 한글 맞춤법 일부 조항에 변화가 생겼다. <맞춤법 제18항 ‘그렇다’의 활용 예 중 ‘그럽니다’ 삭제.> 1994년 12월 26일 국어심의회 결정에 따른 것이었다(국어심의회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자문에 응해 국어에 관한 중요 사항을 심의하는 법정기구다). 이때 ‘까맙니다, 동그랍니다, 퍼럽니다, 하얍니다’ 등 ㅎ불규칙 용언의 ‘-ㅂ니다’ 활용 예가 모두 삭제됐다. 한글 맞춤법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우선 ‘-습니다’와 ‘-ㅂ니다’를 구별해 보자. 이들은 우리말 존대법 가운데 상대높임법에 쓰이는 서술 어미다. 어떤 것을 쓸지는 이들이 결합하는 앞말에 따라 달라진다. ‘-ㅂ니다’는 ①‘ㄹ’ 받침 용언의 어간 뒤 ②받침 없는 용언의 어간 뒤 ③‘-이다’를 높일 때 ④어미 ‘-으시’ 뒤에 붙는다. ‘-습니다&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