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열진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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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놀자
플라스틱 폐기물로 해열진통제 만들었다
2030년, 감기에 걸려 약국에서 해열진통제를 샀다. 그런데 약사가 건네준 이 해열진통제의 원료는 작년에 내가 마시고 버린 음료수병이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 같지만, 곧 현실이 될지 모른다. 최근 과학자들이 플라스틱 폐기물로 해열진통제를 만드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그것도 대장균을 이용해서 말이다.영국 에든버러대학교 연구팀은 유전자 변형 대장균을 이용해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라이트(PET)를 파라세타몰(아세트아미노펜)로 바꾸는 데 성공했다. 우리가 자주 먹는 타이레놀에 들어 있는 성분이 바로 이 파라세타몰이다. 연금술도 아니고,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연구팀은 ‘로센 재배열’이라는 유기화학 반응에 주목했다. 이 반응은 1872년 독일의 화학자 빌헬름 로센이 발견한 것으로, 하이드록삼산(hydroxamic acid)의 원자 배열이 바뀌어 이소시아네이트라는 물질로 변환되는 반응이다. 이소시아네이트가 물과 만나면 최종적으로 ‘아민’이 만들어진다. 150년 가까이 된 이 반응은 유기화학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아민은 의약품, 플라스틱, 염료 등 다양한 물질을 만드는 데 필수적인 화합물인데, 로센 재배열 반응은 특정 구조의 아민을 합성하는 데 특히 유용하다.하지만 이 반응은 고온과 강한 염기가 있는 혹독한 조건에서 독성이 있는 시약을 사용해야 일어난다. 그래서 특수 장비와 안전시설을 갖춘 실험실에서만 가능했다. 그런데 연구팀은 이 반응을 살아 있는 대장균 내에서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연구팀은 유전자 편집 기술을 이용해 대장균을 작은 화학 공장처럼 개조했다. 로센 재배열 반응과 파라세타몰을 합성할 수 있는 대사 경로를 가진 새로운 대장균을 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