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천문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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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놀자
수천억 개 은하의 정보로 수치 알고리즘 만들어 추론해
모닥불 주변에 둘러앉아 치열했던 사냥을 회상하고 '불멍'을 즐기기 시작했을 즈음. 아마도 그때부터 원시 인류는 고개를 들어 밤하늘이 무엇인지 궁금해하기 시작했을 것이다. 만져지지 않는 밤하늘의 정체를 설명하고자 인류는 갖은 상상력을 펼쳐왔다. 상상의 흔적은 대상을 일컫는 이름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밤하늘을 가로지르는 무수한 별들의 무리를 가리켜 한자 문화권에서는 은빛 강물이라는 뜻의 은하수(銀河水), 영미권에서는 우윳빛 길이라는 뜻으로 'galaxy' 혹은 'milky way'라 불러왔다.인류의 지식체계가 견고해짐에 따라, 은빛 강물이나 우윳빛 길처럼 보이는 것은 인류가 거주하고 있는 ‘우리은하’의 단면에 해당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은하도 진화한다우리은하에는 태양처럼 스스로 빛을 내는 별이 대략 100억 개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각각의 별은 그 크기에 따라 다양한 수의 행성을 거느리고 있는데, 우리 지구도 평범한 별에 딸린 행성 중 하나다. 별들 사이의 공간은 새로운 별이 만들어지는 데 쓰일 가스구름으로 채워져 있다. 우리은하는 별과 행성, 가스구름 등으로 이뤄진 거대한 생태계라고 볼 수 있다. 100억 년에 달하는 시간 동안 서서히 지금의 형태를 갖추게 된 우리은하는 지금 이 순간에도 변화하고 있다. 천문학자는 이렇게 영겁의 세월을 거쳐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변화하는 우리은하의 모습을 두고 줄곧 ‘진화한다’고 표현한다. 별들의 섬, 은하로 우주를 이해하기관측 가능한 우주에는 우리은하와 같은 은하가 수천억 개 존재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일반적인 은하의 크기는 10만 광년(빛이 10만 년 동안 이동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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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놀자
지구 공전궤도 근처 소행성은 발견된 것만 2만5000여개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하면 원자폭탄 몇 만 배 규모의 피해를 야기한다!" 이런 제목의 뉴스와 신문기사는 1년에 몇 차례나 등장한다. 어떤 사람들은 이런 기사를 보고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한국천문연구원에 문의한다. 반면 매번 '양치기소년'에게 속았던 일부 사람은 진위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채 믿지 않으려고 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과연 정말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할 것인가? 미국 항공우주국(NASA)라는 이름의 소행성 궤도 분석 프로그램을 통해 지금까지 인류가 발견한 2만5000여 개의 모든 근(近·가까운)지구소행성의 향후 100년간 지구 충돌확률을 자동으로 계산하고 있다.계산 결과에 따르면 2021년 3월 현재 가장 충돌 확률이 높은 소행성은 ‘2010 RF12’라는 이름(임시번호)을 가진 천체로 2095년 9월 5일 충돌 확률은 4.6%다. 두 번째로 높은 소행성 ‘2017 WT28’의 2104년 11월 24일 지구 충돌 확률은 1.1%, 세 번째는 ‘2020 VW’라는 이름의 소행성으로 2074년 11월 2일 지구 충돌 확률은 0.37%다. 소행성의 지구 충돌 확률은 낮아이 세 가지 경우만 보더라도 소행성의 지구 충돌 확률은 지극히 낮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소행성의 궤도는 처음 발견하고 난 뒤 지속적인 후속 관측을 통해 보다 정밀해지는데, 이 3개 소행성의 이름(임시번호) 앞의 네 자리 숫자는 발견 연도다. 즉 각각 2010년, 2017년, 2020년에 처음으로 발견된 소행성이기 때문에 추가 관측이 진행됨에 따라 충돌 확률이 변할 가능성은 크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령 이들이 지구에 부딪히더라도 그 피해는 거의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각각의 크기가 단지 지름 약 7m, 8m, 7m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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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놀자
고려시대 우리나라에서도 종종 볼 수 있었던 황홀한 오로라…지구 대기를 교란시켜 통신과 GPS에 영향 주기도
옛날 옛적 멀고 먼 나라에 살던 왕과 왕비가 오랜 기다림 끝에 공주를 얻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생일잔치에 초대받지 못한 마법사가 공주에게 물레에 찔려 죽는다는 무시무시한 마법을 걸었으나 착한 마법사의 도움으로 죽음 대신 깊은 잠에 빠지게 된다….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이 이야기는 그림 동화로 디즈니 만화영화로도 제작된 '잠자는 숲속의 공주'다. 공주의 이름은 바로 오로라, 로마신화에서 새벽의 여신이다. 하늘을 가로질러 너울거리는 빛의 향연일생에 한 번은 보고 싶다는 자연 현상인 오로라도 이 새벽 여신의 이름을 따랐다. 하늘을 가로질러 너울거리는 빛의 향연을 보기 위해 세계 사람들이 캐나다 옐로나이프에 모인다. 운이 좋으면 도착한 당일에도 볼 수 있지만, 며칠 기다려야 할 때도 있다. 오랜 기다림 끝에 마주하는 신비한 ‘초록 커튼’은 사람들 머릿속에 각인될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해외여행은 꿈도 꿀 수 없는 지금, 우리는 언제쯤 오로라를 볼 수 있을까? 오로라는 초록색일까오로라는 높은 에너지를 가지는 하전입자(전하를 띤 입자)가 자기력선을 따라 지구 대기로 들어오면서 대기 성분과 부딪쳐 빛을 방출하는 일종의 방전 현상이다. 오로라가 발생하는 지구 고층 대기는 주로 산소 원자와 질소 분자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들이 전자와 충돌해 들뜨게 되고 다시 바닥 상태로 천이하면서 방출하는 빛이 바로 오로라다. 강력한 에너지를 가지는 전자는 질소 분자를 이온화하며 지상에서 약 90㎞ 상공까지 떨어지는데 이곳이 오로라의 끝자락이다. 산소 원자는 에너지 준위에 따라 붉은색과 초록색 빛을 방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