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
-
시네마노믹스
'신들의 나라'도 못 버틴 그리스의 복지 포퓰리즘…구제금융 세 차례나 받고도 여전히 취약한 경제
‘나의 사랑, 그리스’(2015)는 2010년대 초반 그리스의 연인 세 쌍의 사랑과 인연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귀갓길에 난민들로부터 폭행을 당한 자신을 구해준 시리아 난민 청년 파리스(타우픽 바롬 역할)와 사랑에 빠진 그리스 여대생 다프네(니키 바칼리 역할), 매각 직전인 자신의 회사를 구조조정하러 온 스웨덴인 컨설턴트 엘리제(안드레아 오스바트)와 불륜 관계를 맺는 지오르고(크리스토퍼 파파칼리아티스), 매주 찾는 슈퍼마켓에서 독일인 역사학자 세바스찬(JK 시몬스)을 만난 60대 가정주부 마리아(마리아 카오이아니)는 길거리에 실업자와 난민이 가득한 아테네에서 사랑을 키우고 있다. 세바스찬이 ‘전 세계 문명의 원천’이라고 칭송한 ‘신들의 나라’ 그리스는 당시 경제·사회적 불안의 한복판에 있었다, 그리스의 경제위기는 유로존 가입으로 촉발된 측면이 있고, 위기 이후에도 유로 회원국이라는 사실이 문제 해결을 어렵게 한 것으로 평가된다. 유럽 통합으로 노동 등 생산 요소의 이동이 자유로와지고 경제위기가 닥치면 주변 국가가 도와줄 것으로 기대했지만, 재정지출 확대에 따른 경제위기에서 유럽연합(EU)은 그리스에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유럽의 위대한 실험’은 완전한 실패일까영화는 서로 독립적으로 진행되는 것만 같았던 세 커플의 이야기를 하나로 모은다. 마리아가 다프네와 지오르고의 어머니로 밝혀진 것이다. 그들의 이야기는 그리스 비극과도 같이 극적으로 마무리된다. 다프네는 그리스 내 파시스트 운동이 난민들을 기습하는 과정에서 아버지 안토니(미나스 하치사바스)의 친구가 쏜 총에 사망하고, 아들 기오르고는 회사의 구조조
-
시네마노믹스
그리스의 유로존 가입은 '판도라의 상자'였나, 실업·난민·고물가…일상이 된 위기와 '덧없는 사랑'
2010년대 초반의 아테네. 카메라는 세 쌍의 연인을 순차적으로 비춘다. 이들은 오늘날 우리가 ‘그리스 경제위기’와 ‘유럽 난민 사태’라고 부르는 두 사건 속에 살아가고 있다. 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하는 다프네(니키 바칼리 역할)는 귀갓길에 난민들로부터 폭행을 당하고, 자신을 구해준 시리아 난민 청년 파리스(타우픽 바롬)와 사랑에 빠진다. 위태로운 결혼과 매각 직전인 회사 상황으로 우울증에 시달리는 지오르고(크리스토퍼 파파칼리아티스)는 자신의 회사를 구조조정하러 온 스웨덴인 컨설턴트 엘리제(안드레아 오스바트)와 불륜 관계를 맺는다. 최악의 조건에서도 가족을 먹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60대의 가정주부 마리아(마리아 카오이아니). 그는 매주 찾는 슈퍼마켓에서 독일인 역사학자 세바스찬을 만난다. ‘나의 사랑, 그리스’는 2015년 개봉한 그리스 영화다. ‘스파이더맨’과 ‘위플래쉬’로 익숙한 할리우드 배우 JK 시몬스가 세바스찬을 연기해 화제가 된 이 영화는 2015년 그리스에서 할리우드 개봉작을 뛰어넘은 최대 흥행을 기록했고, 비평가들의 호평에 힘입어 2017년에는 국내에서도 개봉했다.영화는 그리스 경제·사회적 불안의 한복판에 관객들을 던진다. 스크린 속 아테네 길거리에는 실업자와 난민이 가득하다. 파리스는 폐쇄된 공항의 난민촌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지오르고의 회사는 전체 임직원의 35%를 해고한다. 엘리제는 경제위기 이후 슈퍼마켓에서 토마토와 치즈조차 살 수 없게 됐다며 투덜댄다. 문명의 원천 그리스가 위기에 빠진 이유세바스찬이 ‘전 세계 문명의 원천’이라고 칭송한 그리스는 어쩌다 이토록 지옥
-
시사 이슈 찬반토론
미국 주도 글로벌 법인세 개편, 한국도 동참해야 하나
[찬성] 바이든 정부의 계획 외면 어려워…'포스트 코로나' 재원도 필요무엇보다 새로운 형태의 ‘미국 우선주의’ 전략을 외면하기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 미국 주도의 정책, 더구나 새로 출범해 힘이 잔뜩 실린 바이든 정부의 경제정책에 우리가 소극적으로 대응하다가 더한 대가를 치를 수 있다. 한국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주요 대기업은 이미 다국적 기업의 형태를 띠고 있어 미국이 작정하고 나선 이번 정책의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도 없다. 자칫 잘못되면 기업의 경영전략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바이든 정부는 지난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현행 21%인 법인세를 28%로 올리겠다는 공약을 한 적 있다. 일단 이 방향으로 가거나, 이른바 ‘국가 간 법인세 평준화’ 구상에 따라 최저 법인세율이 현재 13%에서 21%로 간다 해도 한국에 바로 미칠 영향은 크지 않기도 하다. 한국은 이미 2018년 법인세 최고 세율을 22%에서 25%로 올려놓았고, 여기에 붙는 지방소득세(지방자치단체가 별도로 걷는 법인세의 10%)를 합치면 27.5%에 달한다.그 결과 2010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22위였던 한국의 법인세율은 2020년 9위로 올라간 상태다. 법인세율 인상이든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 ‘국가 제휴’든 미국 주도의 법인세 개편에 동참해도 당장 별다른 손해는 없는 형편이다. 다만 투자세액공제 등 세금 감면 프로그램과 투자에 따른 지원금의 계산과 포함 여부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은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영업 발생지에서 법인세 징수는 ‘디지털세’ 논란 때 이미 나왔던 것이다. 구글 페이스북 등 주로 다국적 빅테크 기업을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한국
-
경제 기타
유럽 도시의 성장은 그리스 화폐제도와 로마법 덕분
중세 말기부터 유럽은 인구가 늘면서 도시가 북적이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도시로 몰려든 주된 이유는 상업이 부활했기 때문이다. 이 무렵 농업 생산성이 개선되면서 자급자족 수준을 넘어 시장에서 교환할 만한 잉여 생산물이 만들어졌다. 외교적으로는 무슬림과의 오랜 분쟁이 소강상태에 접어들면서 그간 중단됐던 지중해 무역이 재개된 시기이기도 하다. 이탈리아의 도시국가들은 지중해의 동과 서를 잇는 중계무역 기지로 부활했다. 아드리아해로 향한 베네치아는 동쪽의 시리아와 남쪽의 아프리카 무슬림과 교역하며 번성했다.피사와 제노아도 지중해 서쪽의 상권을 장악한 무역도시로 성장했다. 북부 독일에서는 상인들의 조합인 한자가 형성됐다. 독일어 ‘Hanse’는 무리나 친구라는 뜻의 고트어에서 유래한 말로 조합을 의미한다. 한자동맹은 지중해 쪽에 비해 발전이 더뎠던 발트해 주변의 상인들이 도시 간 교류 증대를 목적으로 만들었다. 주로 쾰른, 브레멘, 베를린, 함부르크 등 독일권 도시들이 가입했다. 한자동맹이란 이름은 오늘날 독일의 항공사 루프트한자에서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지중해와 발트해의 도시들은 옛 그리스의 도시국가들이 그랬던 것처럼 도시 인근의 농촌을 배후지로 두고 강력한 군사력을 갖춘 도시국가를 재현해냈다. 이들은 신항로 개척으로 무역의 중심이 지중해에서 대서양으로 옮겨가기 전까지 번영을 누렸다. 지중해와 북해를 중심으로 유럽에서 도시국가 체제의 상업경제가 부활할 수 있었던 이유는 뭘까? 그건 고대 상업경제의 두 가지 유산, 그리스의 화폐제도와 로마법의 정신을 어느 곳보다 잘 간직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사유재산제와 자유
-
테샛 공부합시다
국제정세에 따라 국가간 경제통합 과정도 영향을 받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세계가 혼란의 시기를 겪는 가운데 지난해 12월 24일 영국과 유럽연합(EU)은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관련한 최종협상을 타결했다. 이로써 1973년 영국이 EU의 전신인 유럽경제공동체(EEC)에 가입한 이후 47년 동안 이어졌던 유럽과의 결합관계를 끝맺게 됐다. 2016년 6월 영국에서 국민투표를 통해 브렉시트를 결정한 지 4년6개월 만에 EU와 완전히 결별했다. 영국은 왜 경제적 측면에서 큰 시장이라 할 수 있는 EU의 그늘에서 벗어나려고 한 것일까? 보호무역주의 대두에 따른 브렉시트영국의 브렉시트 과정을 국제정세 측면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영국이 브렉시트를 결정한 2016년은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국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워 대통령 선거운동을 하던 시기로 그는 당선 이후 이 정책을 적극 추진했다. 보호무역주의란 국가가 외국과의 무역에 보호관세를 부과하여 외국 상품의 국내 수입을 억제하고, 국내 산업의 보호와 육성을 도모하는 무역정책이다. 미국은 중국과의 무역 전쟁에서 관세뿐만 아니라 행정적 규제를 통해서도 특정 기업과의 거래를 제한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자유무역이 퇴보하고 자국의 이익을 추구하는 ‘근린궁핍화’ 무역정책을 지속했다. 영국의 브렉시트 또한 이런 흐름 속에서 나타난 하나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왜냐하면 EU는 ‘경제동맹’에 해당하기에 여기에 속한 회원국 사이에는 재정·금융 등 각종 정책적인 측면에서 지켜야 할 것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EU에 소속되면서 이에 따른 제도와 규제를 따라야 했기에 영국으로서는 족쇄와 같이 느껴졌을 것이
-
김동욱 기자의 세계사 속 경제사
중세 유럽에서 맥주 제조를 권장한 이유
독일 남부 바이에른주 뮌헨에서는 해마다 9월 말~10월 초에 2주간 옥토버페스트가 열린다. 옥토버페스트는 독일어로 ‘10월의 축제’라는 의미다. 1810년에 시작된 세계 최대의 민속 축제이자 맥주 축제로 유명하다. 맥주 종주국답게 독일의 옥토버페스트를 즐기기 위해 세계 각지에서 한 해에 600만~700만 명이 몰려든다.옥토버페스트는 독일 연방에 속하는 바이에른 왕국의 루트비히 왕자와 작센 공국의 테레제 공주가 1810년 10월 12일 뮌헨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1주일간 축하연을 연 것이 그 유래다. 나폴레옹전쟁 시기에 띄엄띄엄 열리다 1819년부터 뮌헨시 주최로 연례행사가 됐다. 200년 동안 1·2차 세계대전 등 전쟁과 전염병 확산 등으로 24차례 열리지 못했고, 1980년에는 폭탄테러로 수많은 사상자를 내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는 빼놓을 수 없는 독일의 관광 명물로 자리잡았다. ‘즐거움 그것은 맥주, 괴로움 그것은 원정’맥주는 영어로 beer다. 독일어 Bier, 프랑스어 biere, 이탈리아어 birra와 비슷하다. 맥주의 어원에는 세 가지 설이 있다. 첫째, 문명 발상지인 메소포타미아 지역의 수메르 언어로 빵죽을 뜻하는 바피르(bappir). 둘째, 고대 게르만족 언어로 보리 곡물을 가리키는 베레(bere). 셋째, 라틴어로 마신다는 의미의 비베레(bibere)가 그것이다. 라틴어로 맥주는 ‘케르비시아’이다. 케르비시아는 로마신화에 나오는 곡물, 대지의 여신 케레스에서 온 명칭이다. 중세에 갈리아인이 집집마다 만든 곡주인 세르부아즈, 스페인어로 맥주를 뜻하는 ‘세르베사’에 그 흔적이 남아있다.맥주를 보리로 만들었고 고대부터 즐겨 마셨으니 어원이 이해가 되지만 수메르어로 빵죽이란
-
김동욱 기자의 세계사 속 경제사
브렉시트·코로나·홍콩사태…'퍼펙트 스톰'에 휩싸인 영국
안녕하세요? 오늘은 영국 이야기입니다. 영국이 퍼펙트 스톰, 삼각파도 속에서 위태로운 지경이 됐습니다. 첫 번째 파도는 브렉시트, 즉 유럽연합(EU)과의 결별 사건이고요. 두 번째 파도는 엄청난 피해를 입히고 있는 코로나 사태, 세 번째 파도는 홍콩 국가안전법 제정 때문에 중국과의 사이에 형성되고 있는 적대적 관계입니다.브렉시트 협상 지지부진에 코로나 사태 터져브렉시트부터 알아보죠. 영국이 드디어 2016년부터 시작된 브렉시트를 했습니다. 즉 유럽연합(EU)을 떠났습니다. 지난 1월 23일 영국이 EU 탈퇴법을 통과시켰고 29일에는 EU 의회가 영국의 탈퇴를 승인했습니다.그러나 이건 완전한 마침표가 아닙니다. 탈퇴 이후 영국과 EU 사이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지를 결정하지 못한 채 탈퇴가 이뤄졌습니다. 어정쩡한 브렉시트인 거죠. 그래서 영국과 EU 양측은 2020년 12월 31일을 시한으로 정하고 그 안에 협상을 벌이기로 했습니다. 관세 문제, 비자 문제, 노동력 이동 문제 등 협상해야 할 것이 많기 때문에 누가 봐도 12월 31일 시한이 너무 빠듯해 보입니다.그런 상황에서 코로나 사태가 터졌습니다. 6월 25일 현재 사망자가 4만 명, 확진자가 30만 명을 넘었습니다. 보리스 존슨 총리 자신도 코로나에 감염돼 격리생활을 했습니다. 그러니 무슨 협상을 하겠습니까.홍콩인에 영국 시민권 부여는 브렉시트와 배치브렉시트와 코로나만으로도 정신이 없을 영국인에게 홍콩 사태까지 겹쳤습니다. 중국이 홍콩 국가안전법을 통과시키자 많은 영국인이 격분했습니다. 홍콩 반환 전에 영·중 두 나라가 맺은 일국양제(一國兩制: 하나의 국가에 두 가지 체제를 인정)의 약속을 파기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마지
-
경제 기타
EU로부터 '과징금 폭탄' 맞은 구글…IT업계 "수익모델 바꿔야 하나" 고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지난달 27일 구글의 쇼핑 검색 서비스가 반독점법을 어겼다며 24억2000만유로(약 3조원) 과징금을 부과한 결정이 세계 정보기술(IT) 업계를 뒤흔들고 있다. EU의 판단이 이대로 확정되면 구글뿐만 아니라 대다수 IT 기업이 기대온 수익 모델이 뿌리부터 흔들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IT 기업들은 그동안 온라인 시장에서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해 많은 사용자를 확보한 다음 이들을 타깃으로 광고를 하거나 부가서비스를 팔아서 이익을 내는 방식을 주로 사용했다.구글은 어떻게 돈을 벌었나지금까지 구글에서 아디다스의 운동화 모델 ‘슈퍼스타’를 검색하면 상단에 몇몇 쇼핑몰 사진과 가격 등이 제시됐다. 이 결과는 구글이 단순히 최적의 검색 결과를 내놓은 것이 아니라 돈을 내고 구글쇼핑에 가입한 업체를 위해 서비스한 것이다. 정보의 배치 순위는 당연히 클릭 수와 직결된다.EU 집행위 분석에 따르면 PC 화면을 기준으로 구글 검색 첫 페이지 제일 위에 놓인 결과에 전체 클릭의 3분의 1 이상(35%)이 간다. 두 번째는 17%를 얻고, 세 번째는 11%로 급격히 떨어진다. 그나마 첫 페이지에 게재되면 다행이다. 첫 페이지에서 95% 클릭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두 번째 페이지의 첫 번째 정보라 해도 전체 클릭의 1%밖에 가져가지 못한다. 화면이 작은 모바일 기기에서는 이런 ‘상위 노출’이 더 많은 클릭 비중을 차지한다.구글쇼핑 가입 업체는 클릭을 얻을 때마다 구글에 광고료를 지급한다. 구글의 주요 수입원이다. 구글 이용자의 광고와 연동된 클릭 비중은 3년 전 25%에서 최근 52%까지 상승(머클사 자료)했다. 관련 수입도 증가했다. EU 집행위가 문제삼은 대목은 가격 비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