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합
-
과학과 놀자
"물속에서도 끄떡없는 접착제, 홍합에서 배웠다"
자연 속 동식물들은 오랜 세월에 걸쳐 독자적인 생존 전략을 고안해 왔다. 과학자들은 종종 이런 전략들에 착안해 인간에게 유용한 기술을 개발하는데 이를 '생체 모방 기술(Biomimetics)'이라고 한다. 비행기 날개(새 날개), 고속열차 앞부분(물총새 부리), 벨크로 찍찍이(도꼬마리 씨앗)가 대표적인 사례로, 자연을 흉내 내 만든 일종의 '모방작'이다.최근 주목받고 있는 생체모방 기술 중 하나는 홍합을 참고해 만든 ‘수중 접착제’다. 홍합은 해류가 잘 통하는 바위나 암초에 달라붙어 사는데, 바위에 물이 묻어 있거나 파도가 세게 쳐도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이런 홍합의 강력한 접착력은 입에서 분비하는 ‘접착 단백질’ 속에 포함된 ‘카테콜(catechol)’이라는 특별한 화학구조에서 나온다.카테콜 구조는 분자 끝에 작은 갈고리 같은 손잡이가 달려 있어 금속이나 돌, 플라스틱 표면의 미세한 부분을 잘 붙잡는다. 처음에는 약한 힘으로 달라붙었다가 시간이 지나면 화학반응이 일어나 강력 접착제처럼 굳어버린다. 게다가 카테콜 구조 주변 분자들이 물과 잘 어울리는 성질(친수성)이 있어 젖은 표면에도 안정적으로 붙는다. 이런 장점 때문에 과학자들은 예전부터 홍합의 접착 단백질을 흉내 내 의료용 접착제나 수중 보수재를 개발하려고 노력해왔다.다만 카테콜 구조를 본떠 만든 합성 접착제는 물속에서 접착력이 약하다. 합성 접착제의 몸통은 물을 싫어하는 성질(소수성)을 가진 고분자로 구성돼 물에 젖은 표면에서 잘 퍼지지 못하고 밀려난다. 카테콜 구조가 표면에 닿기 전에 물이 가로막으니 들러붙을 수가 없는 것이다.과학자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하이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