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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트 펭귄'이 먹이를 구하기 어려운 까닭
새로운 분야에 최초로 진출한 기업은 시장을 선점하고, 후속 경쟁자가 등장하기 전까지 독점적인 이익을 누리게 마련이다. 선발자는 경쟁자의 싹을 꺾기 위해 공급 확대, 가격 인하 등으로 진입 장벽을 높일 수도 있다. 경영학에서는 이를 ‘선발자의 이익’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선발자가 항상 유리한 것은 아니다. 선발자는 문자 그대로 ‘맨땅에 헤딩하기’와 같은 상황에 직면하게 마련이다. 선발자가 독점 이익을 누리기도 전에 후발자가 진입하면 오히려 그동안 투입한 비용을 제대로 못 건질 수도 있다. 이런 상황을 ‘선발자의 불이익’이라고 한다.선발자가 겪게 되는 이익과 불이익의 양면성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 ‘퍼스트 펭귄’이다. 남극에 떼 지어 사는 무리가 먹이를 구하려면 무조건 바다로 들어가야 한다. 바닷속에는 바다표범, 범고래 등 천적들이 즐비하다. 이때 위험을 무릅쓰고 뛰어드는 펭귄이 ‘퍼스트 펭귄’이다. 이런 개념을 주창한 랜디 포시 미국 카네기멜론대 교수는 퍼스트 펭귄을 불이익과 고위험을 감수하는 대신 보상이 따르는 도전정신으로 설정했다. 영국이 겪은 ‘선두주자의 벌금’대항해시대에 앞장서 먼바다로 나간 포르투갈과 스페인은 향신료 무역에서 오래도록 선발자의 이익을 누렸다. 다른 유럽 국가들이 지중해 바깥세상을 알지 못할 때, 두 나라는 세계를 양분했을 만큼 곳곳에 식민지를 건설했다. 두 나라는 식민지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은과 향신료에 취해 현실에 안주하며 서서히 쇠퇴했다.뒤이어 18세기 후반에 영국이 세계의 선두 주자로 올라섰다. 방적기, 증기기관으로 대표되는 산업혁명을 통해 유럽 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