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물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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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놀자
물질이 인체에 닿아 독성을 유발하는 과정을 추적하는 '독성발현경로'…수없이 만들어지는 화합물을 시작단계에서 걸러낼 수 있어
우리는 화학물질과 함께 살아간다. 단 며칠도 화학제품 없이 살아가기 어려울 것이다. 화학물질은 전 세계적으로 8800만 종이 개발됐고, 지금도 12만 종이 상업적으로 유통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약 4만 종이 사용되며, 연 1t 이상 사용되는 물질은 1만6000여 종, 총 사용량은 5억t이나 된다. 놀랍겠지만 어느 보고에 따르면 우리가 사는 지구에서는 1년에 100만 종, 환산하면 1시간에 약 1000종의 화학물질이 지금도 새롭게 합성되고 있다고 한다.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화학물질 중 일부는 그 독성 영향으로 인해 인간과 생태계에 큰 피해를 불러오기도 했다. 국내로만 한정해도 임산부와 영유아에서 폐질환을 유발한 가습기 살균제, 구미 불산 유출사고,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포함된 생리대, 다이옥신 계란 등이 최근 사례다. 화학물질 노출과 인체 건강 관계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축적되고, 우리가 화학물질 노출의 위해성을 점차 이해하게 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화학물질의 독성 평가와 규제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현 상황은 이 요구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고비용, 장시간이 소요되는 동물실험 기반의 기존 독성 평가 방법으로는 매일같이 쏟아지는 화학물질을 모두 평가하기에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화학물질의 독성을 효율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론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분자적 시작점에서 핵심 현상 거쳐 독성이 나타나는 과정 추적최근 그 대안적 방법론으로 AOP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AOP는 Adverse Outcome Pathway의 약어다. 우리 말로는 ‘독성발현경로’라 부른다. 즉, 화학물질의 노출에서부터 개인 또는 집단 수준에까지 발생하는 독성 영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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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놀자
일부 화학물질, 호흡곤란 등 부작용 불러…안전성 확보 힘써야
일상생활 중 반드시 필요한 의식주 속에는 우리도 모르게 노출되고 있는 요소들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생활 속 화학물질이다. 고등학교에 다니는 김생글 학생의 아침 일과를 간단히 살펴보자. 생글이는 기상 후 등교 전 양치(향균제: 트리클로산, 보존제: 파라벤류)를 하고, 간단하게 아침 식사로 프라이팬(코팅제: 과불화화합물)에 계란 프라이를 만들어 먹었다. 세탁소에 드라이클리닝(유기용제: 유기염소화합물) 맡겼던 옷을 꺼내 입고 집을 나선 생글이는 문방구에 들러 학용품(필통: 폴리염화비닐, 지우개: 프탈레이트, 향료·접착제: 유기용제)을 구입한 뒤 영수증(비스페놀류)을 받았다.간단하게 정리한 아침 일과임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의식주 활동을 통해 여러 가지 화학물질에 노출됐다는 사실을 한눈에 볼 수 있다.세계적으로 10만 종 이상의 화학물질이 사용되고 있으며, 하루 동안 인간은 최대 200여 종의 화학물질에 노출된다는 보고가 있다. 우리 생활 속에서 지속적으로 노출된 화학물질은 인체에 다양한 부작용을 야기하기도 한다. 일반인도 일상생활 속 화학물질에 대한 경계심이 어느 정도 형성됐고, 일각에서는 경계심을 넘어 화학물질의 공포증인 ‘케모포비아’ 현상까지 야기되고 있다. 유해한 화학 제품군을 대신할 수 있는 새로운 대체재 개발이나, 화학물질 노출에 따른 인체 유해성의 정확한 평가가 이뤄져야 각종 화학물질의 공해 속에서 우리 삶의 안전이 보장될 것이다. 인체에 위협을 가할 수 있는 유해화학물질산업 발달로 다양한 화학물질의 합성이 가능해지고, 이전에 사용되던 천연제품보다 훨씬 기능적으로 우수한 산업 제품이 쏟아지면서 이들 제품은 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