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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엉터리"와 "엉터리없다"는 같은 말이죠

    지난 호에 이어 우리말 부정어 생략 현상을 좀 더 살펴보자. “그 사람 엉터리야.” 이때의 ‘엉터리’도 ‘엉터리없다’에서 바뀌었다. ‘엉터리’는 본래 ‘사물이나 일의 대강의 윤곽’을 뜻하는 말이다. “1주일 만에 겨우 일의 엉터리가 잡혔다”처럼 썼다. 그래서 이를 부정해 ‘엉터리없다’라고 하면 ‘정도나 내용이 전혀 이치에 맞지 않다’는 뜻이 된다. ‘엉터리없는 수작’ ‘엉터리없는 생각’처럼 쓴다.‘대강의 윤곽’을 뜻하던 말에서 의미 이동그런데 이 ‘엉터리없다’에서 부정어가 생략되고 의미 이동이 이뤄지면서 지금은 ‘엉터리’란 말 자체가 ‘엉터리없다’란 뜻을 갖게 됐다. 따라서 “네 말은 순 엉터리야”라고 하든지, “네 말은 순 엉터리없어”라고 하든지 같은 뜻이다. 문법적으로도 모두 허용된다.‘안절부절못하다’는 경우가 또 다르다. 흔히 “안절부절한 모습”이라고 한다. 또는 “안절부절하지 못한다”라고도 한다. 하지만 이들은 틀린 말이다. 우리말에 ‘안절부절하다’란 말이 없기 때문이다. ‘안절부절’은 ‘초조하고 불안해 어찌할 바를 모르는 모양’을 뜻한다. 이 말은 특이하게 부정어가 결합한 ‘안절부절못하다’가 하나의 단어다. 활용할 때 ‘안절부절못하는 모습’ ‘안절부절못하고~’ 식으로 써야 한다.전혀 합당하지 않을 때 “얼토당토않다”라고 한다. 이 말은 어원적으로 ‘옳+도+당(當)+하+도’로 분석된다. 이 역시 ‘얼토당토않다’가 한 단어라 부정어를 생략해서

  • 커버스토리

    통계 왜곡 · 엉터리 해석이 비관론 부추겨요 !

    ‘0.4%.’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해 4분기 성장률(전 분기 대비)이다. 이를 놓고 세간에는 “경제가 곤두박질친다”는 식의 부정적 해석이 쏟아졌다. 성장률이 전 분기(0.6%)보다 떨어졌고, 다섯 분기 연속 0%대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4분기 경제지표에 긍정적 신호가 많다는 반론 또한 팽팽했다. 설비투자가 6.3% 늘어 2012년 1분기 이후 최고치였고, 제조업 생산은 1.8% 증가해 전 분기의 부진(-0.9%)을 벗어났다. 당초 마이너스 성장 전망마저 무성했던 점을 감안하면 “선방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유명한 통계지표는 완벽할 것이라는 오해물이 절반 채워진 컵을 보고 어떤 사람은 “반밖에 안 남았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반이나 차 있다”고 한다. 경제를 둘러싼 낙관론과 비관론도 비슷하다. 경기지표에는 긍정적·부정적인 것이 혼재돼 있기 마련이다. 경제를 분석할 때 선입견과 편견을 버리고 여러 지표를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능력이 중요한 이유다.소비지표로 가장 많이 인용되는 것으로 백화점·대형마트 매출이 있다. 지난해 12월 백화점과 마트의 매출 증가율(전년 동기 대비)은 3.8%, 0.7%. 이것만 보면 소비는 부진하다. 하지만 1인 가구가 많이 찾는 편의점이나 온라인·모바일 쇼핑몰 매출은 10~30%대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온·오프라인을 합쳐 보면 밑바닥 경기에 대해 다른 해석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실제로 유통업계에선 “소비 패턴 변화에 맞춰 지표 분석도 달라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사람들의 경제생활 방식은 계속 바뀌는데 구닥다리 통계지표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일이 심심찮게 일어난다. 한 나라의 경제 규모를 보여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