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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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제주항공 참사' 대 '무안공항 참사'
#1. 2019년 12월 중국발 외신을 통해 신종 감염병 소식이 국내에 전해졌다. 강력한 전파력이 심상치 않던 이 전염병은 처음엔 ‘우한폐렴’으로 불렸다. ‘우한(武漢)’은 중국 후베이성 성도(省都)로, 이 질병이 처음 발생해 보고된 도시다. 하지만 이 명칭은 오래가지 못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곧바로 2020년 2월 공식 명칭을 ‘COVID-19’으로 결정해 발표했기 때문이다. ‘COronaVIrus Disease’를 줄인 말이다. ‘19’는 2019년에 처음 발견됐다는 의미로 붙었다.글쓰기에서 ‘관점’을 잘 살펴야한국 정부 역시 이를 받아 ‘코로나19’로 이름을 바꿨다. 우리 국민에게 ‘코로나’라는 이름이 익숙하다는 점에서 정부가 COVID 대신 그리 정해 부르도록 했다. WHO의 공식 명칭 발표는 새 전염병 이름을 지을 때 특정 지역이나 사람, 동물 이름을 병명에 사용하지 않는다는 원칙에 따른 결정이었다. 해당 지역이나 민족·종교 등에 미칠 부정적 영향, 즉 낙인효과를 막기 위한 노력인 셈이다. 2015년에 도입한 것으로, 이른바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의 추구다.#2. 2025년 1월 10일 국토교통부 정례 브리핑에선 다소 이례적인 발표가 있었다. “이번 사고를 두고 일각에서는 ‘무안공항 참사’라고 잘못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릇되게 불리는 것에 대한 지역의 우려가 있습니다.” 그러고는 지난해 12월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여객기 사고의 공식 명칭은 유가족과 협의한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라고 다시 한번 확인했다. 이에 앞서 제주도는 올해 1월 초 행정안전부에 사고 명칭을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