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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글기자

    이란 '反히잡 시위'와 문화 상대주의

    문화 상대주의란 한 문화를 환경과 역사적 맥락을 고려해 이해하고 평가하는 태도를 말한다. 모든 문화는 그 나름의 특성과 배경을 지니고 있어 우열이 없다고 보는 것이 문화 상대주의적 관점이다. 그러나 최근 이란의 반정부 시위를 계기로 기본적 인권을 침해하는 것까지도 문화 상대주의에 따라 존중해야 하는지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지난 9월 이란에서 20대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도덕경찰에 체포됐다가 사흘 만에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란 도덕경찰은 이슬람 풍속과 관련해 여성의 복장 등을 감시하고 단속하는 기관으로, 체포·구금을 남용해 악명이 높다.이 사건은 이란에서 반정부 시위를 촉발했다. 이란 정부가 시위대를 폭력적으로 진압하면서 지금까지 4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왔다. 이란 반정부 시위는 언론과 SNS를 통해 알려지면서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 참가한 이란 대표팀 선수들은 정부에 항의하는 의미로 국가 제창을 거부했다.이란에서는 1979년 이슬람 공화국이 들어서면서 여성의 히잡 착용이 의무화됐다. 아미니처럼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길을 가다가 체포되거나 폭행당하고, 가족으로부터 명예 살인을 당하는 일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문화 상대주의를 내세우는 사람들은 히잡 착용 풍습 또한 존중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여성의 자유와 인권을 침해하는 것까지 문화 상대주의로 인정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비판적으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황윤지 생글기자(성서중 2학년)

  • 커버스토리

    제3국도 제재하는 '세컨더리 보이콧'…북한에도 적용 중

    미국이 5일부터 시작하는 이란 제재에 각국이 동참 의사를 밝히고 나선 것은 ‘세컨더리 보이콧(secondary boycott)’ 조항 때문이다. 보이콧은 사전적으로 ‘항의’를 뜻한다. 구매 거부라는 뜻으로 많이 쓰인다. 세컨더리 보이콧은 제재 당사국과 피당사국 사이의 1차 제재가 아니라 다른 국가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2차 제재를 의미한다. 이란과 거래하는 제3국의 정부·은행·기업 등도 이란과 마찬가지로 거래하지 못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가령 한국이 이를 무시하고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면 이란과 동급의 제재를 받게 돼 미국 정부나 기업과 거래가 전면 금지될 수 있다.1973년 처음 적용된 세컨더리 보이콧미국은 2010년에도 이란에 세컨더리 보이콧 규정을 적용했다. 이란의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정권이 핵을 개발하고 있다는 증거를 포착한 결과다. 미국은 이란과 거래하는 해외 금융회사들이 미국에서 활동하지 못하게 하는 이란 제재법을 발효했다.세계 각국이 이런 세컨더리 보이콧에 따를 수밖에 없는 이유는 미국 달러가 기축통화이기 때문이다. 국제 거래의 대부분이 달러로 이뤄진다. 달러 수급이 제한되면 원유를 비롯해 철강, 구리 등 산업에 필요한 원자재 등을 수입 또는 수출할 수 없다. 국가 산업이 흔들리고 경제가 휘청일 수밖에 없다. 경제 규모가 작고 무역 의존도가 높은 신흥국은 더 큰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이란 경제는 당시 세컨더리 보이콧으로 인해 파탄 지경에 이르렀다. 2년 동안 실업률이 20%, 인플레이션이 40%로 치솟았다. 2013년 경제성장률은 -6%까지 급락했다. 원유 수출량이 절반 가까이 줄었는데 이로 인한 손실만 1600억달러로 추산됐다. 해외에 동결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