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곡
-
생글기자
단테의 <신곡>을 통해 본 공정한 죄의 심판
아이러니하게도 사형제도는 인간의 존엄성과 생명권 보호라는 측면에서 제도의 존속과 실행 여부를 두고 찬반 논란을 불러온다. 국제인권단체 앰네스티에 의하면 2016년 말 기준 사형제 폐지 국가는 142개국, 사형제를 실제 집행하고 있는 나라는 59개국이다. 우리나라는 1997년 12월 30일 23명에 대한 사형 집행 이후 현재까지 사형을 집행하지 않고 있는 실질적 사형제 폐지 국가이다. 현실적으로 폐지된 것이나 다름없는 사형제도 아래 범죄는 나날이 흉포해져 가고 반인륜적 죄를 범하고도 법정 최고형을 선고받지 않는 범죄자들을 보면서 우리는 이 사회의 사법제도가 정의를 제대로 구현하고 있는지 끊임없는 질문을 던지게 된다.하지만 단테의 신곡에서는 보았다. 이승과 저승을 가르는 아케론강을 건너는 순간 현실에서 피할 수 있었던 죄의 무게는 고스란히 죄인에게 돌아와 그를 자비 없는 단죄의 칼 앞에 세우고 끝없는 고통으로 벌한다는 것을.단테는 그의 스승 베르길리우스와 함께 지옥과 연옥을 여행하고 그가 사랑했던 여인 베아트리체의 안내로 마침내 천국에 이르러 영혼의 구원에 관한 질문에 모두 답한 후 성스러운 신의 사랑에 눈뜨게 된다. 신곡의 지옥 편에는 아홉 개 층 지옥에서 분노를 이기지 못한 자들, 애욕과 탐욕에 눈먼 자들, 폭군들, 자살한 자들, 도둑과 사기꾼들, 성직을 사고판 자들, 속세의 즐거움에 빠진 수도사들 등이 마귀의 이빨과 칼날에 살점이 찢겨도 그 살이 새로 돋아 다시 벌을 받으며 영원히 끝나지 않는 고통으로 몸부림치고 있었다. 『여기 오는 자, 모두 희망을 버릴지어다.』 지옥의 문 앞에 적힌 글귀대로 이미 죽은 자들이 현생에서 생각과 말과 행동으로 지었던